




유난히 짧았던 장마가 지나가고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장마철에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은 ‘마른’ 장마였던 탓에 일부 지역은 최근 극심한 가뭄과 함께 식수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가뭄 대비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
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하논분화구 내 논바닥은 이미 곳곳이 쩍쩍 갈라져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형 분화구인 하논분화구는 하루 1천∼5천ℓ 이상의 용천수가 분출돼 논으로 쓰이는 땅이 많은데, 수량이 적어서 물을 대지 못한 듯 바닥이 말라버린 모습이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이 지난 7일 도내 39개소에서 실시한 토양수분 상황 모니터링 결과 신엄 지역이 121kPa(킬로파스칼)로 ‘부족’ 상태를 나타내는 등 일부 지역에서 토양수분 부족 현상이 확인됐다.
강원도도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물 절약을 위해 공공수영장이 임시 휴관까지 했던 강릉시는 올해도 가뭄을 겪고 있다.
강릉시민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는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되며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32%로 가뭄이 극심했던 작년의 50.9%, 평년의 66%보다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평년과 비교하면 48% 수준에 그친다.
인근 타 시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속초 원암저수지의 이날 저수율은 23.8%까지 떨어졌다.
평년과 비교하면 31.6%에 불과하다.
이날 원암저수지는 저수지인지 일반 흙바닥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인근에서 만난 농민은 “겨우 물은 대고 있지만, 농사를 짓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하소연했다.
다만 속초시는 2021년 생활용수 취수를 위한 쌍천 지하댐을 조성해 상수도 공급은 향후 한 달 이상 비가 오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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