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7남매’ 5평 단칸방이 세상의 전부였다

‘미취학 7남매’ 5평 단칸방이 세상의 전부였다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4-02 14:21
수정 2016-04-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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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7남매 방치
미취학 7남매 방치
광주 남구의 한 연립주택 셋방. 미닫이문 하나로 부엌과 침실이 분리되는 단칸방 문을 열었다. 채 5평(16.5㎡) 남짓의 좁은 방 안에는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한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었다. 지난달 30일 7~26살 10남매 중 학적이 없는 아이들의 소재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지역 아동보호 전문기관 합동조사팀의 눈에 들어 온 모습이다.
 
 이날 조사에서는 중학교를 중퇴한 첫째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 2명을 제외하고 10남매 중 7명은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팀 관계자는 “정서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한 아이들이 뛰어놀 마당 한 편 없는 작은 집에서 서로를 보살피며 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고 2일 전했다.
 
 조사팀이 둘러본 집안 모습은 비좁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방에 TV, 컴퓨터, 장롱 등 많지 않은 가재도구와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로 꽉 차 있었다.
 
 아이들의 부모인 A씨(44) 부부는 사업에 실패하고 큰 빚을 지면서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아다니느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했다고 조사팀에 설명했다. 학교에 가보지 못한 7명 중 4명은 11~17살이던 지난해에야 출생신고가 됐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첫째가 동생들을 가르쳤고, 성년이 된 둘째와 셋째는 기술을 배워 직장을 구한 맏이를 따라 다른 도시로 갔다.
 
 남은 아홉 식구는 밤이 되면 부부가 막내를 부엌에서 품고 잤다. 기술학원에 다니는 스무 살 넷째가 남은 동생들을 데리고 미닫이문 건너편에서 잠을 청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족의 사연은 부부가 지난 2월 동 주민센터에 자녀의 교육급여지원을 신청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A씨 부부가 뒤늦게 출생신고한 네 아이 중 초등학생 연령대인 두 명을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서류를 써내 당국이 파악에 나서게 됐다.

 우선 지자체와 경찰, 교육청, 담당 학교, 지역아동복지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시 건강지원센터 등 11개 기관은 세상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7남매가 보다 넓은 집에 살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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