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먹고 살게만 해주면 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먹고 살게만 해주면 돼”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7-08 22:21
수정 2016-07-09 13: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연합뉴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연합뉴스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47)이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며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의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등 교육부의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는 주요 보직으로서 고위 공무원의 이러한 언사는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 기획관이 ‘신분제’ 얘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는 교육부 대변인, 대외협력실 과장이 동석했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나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언급,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이 재차 물었음에도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며 ‘민중’을 국민의 99%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한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며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리에서는 ‘99%’에 대한 예로 ‘비정규직’이 언급되며 지난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모(19)군의 이야기도 나왔다. 참석자가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고 말하자 나 기획관은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라고 반문했다.

이후 경향신문 기자들은 휴대폰 녹음기능을 틀어놓고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으며 해당 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상과 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나 기획관은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