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연구팀, 목뼈 부상 환자 분석
‘목뼈 외상’ 환자 65% ‘항·포구’ 등서 다쳐
수심 1~2m 뛰어들다 부상…“대부분 20대”

연합뉴스
제주 포구 다이빙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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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마다 제주도의 포구에 ‘다이빙 인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가운데, 제주에서 목뼈를 다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다이빙 명소’로 떠오른 포구 등에서 부상을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대한신경손상학회가 발간하는 한국신경손상저널에 따르면 제주한라병원 연구팀은 최근 제주한라병원 외상센터에서 목뼈를 다쳐 치료받은 경추 외상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이 지난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9년간 목뼈를 다친 경추 외상 환자 35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중 34명(9.63%)가 수심 1.5미터 이하의 얕은 물에서 다이빙을 하다 목뼈를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환자의 월별 발생률은 7월 28.6%, 8월 31.4%로, 전체 환자의 60%가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변이나 항, 포구 등 실외(64.7%)에서 주로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외에 목욕탕, 실내수영장 등 실내(35.3%)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모두 수심 1~2미터의 얕은 물에서 부상을 입었다.
환자의 97.1%가 남성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으며, 환자의 평균 나이는 30.6세(15~54세)로 집계됐다.
환자를 대상으로 삼투압 차를 통해 알코올 섭취 여부를 측정한 결과 14.7%가 술을 마시고 다이빙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환자 97%가 남성…15% “술 마시고 다이빙”실제 판포포구, 월령포구, 용담포구, 신촌포구 등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다이빙 ‘명소’로 떠오르면서 관광객들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20대 남성이 술을 마시고 수심이 1미터에 불과한 바닷물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됐지만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연구팀은 “역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다이빙으로 인한 척수 손상 환자의 75% 이상이 30세 미만이고, 6~9월 사이에 발생 빈도가 상당히 증가한다”며 “사고 발생 전까지 부상 가능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등 부주의한 행동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빙으로 인한 부상은 척추에 심각한 외상을 입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면서 “일부 사망자는 사후 조사 없이 익사 사망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다이빙과 관련된 척추 부상의 실제 발생률은 과소평가 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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