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치사’ 존 리 옥시 前대표 피의자 조사…“가슴 아프다”

‘과실치사’ 존 리 옥시 前대표 피의자 조사…“가슴 아프다”

입력 2016-05-23 13:34
수정 2016-05-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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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CEO 첫 소환…부작용 민원 무시·영국 본사 개입 추궁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존 리(48·미국) 전 대표가 23일 오후 검찰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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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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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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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오후 존 리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혐의는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이다.

오후 1시3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존 리 전 대표는 취재진이 ‘부작용 민원을 받았느냐’, ‘유해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 등 질문을 하자 한국어로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제가 아는 것을 검찰에서 다 얘기하겠다.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애도한다”고 밝히고 조사실로 향했다.

현장에는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10여명이 나와 존 리 전 대표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그의 발언 도중 일부 관계자가 옷을 잡아당기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존 리 전 대표는 더 발언하지 않고 취재진 사이를 지나 청사로 들어갔다.

사태의 책임이 있는 옥시 최고경영자 출신 외국인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계인 그는 현재 구글코리아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존 리 전 대표와 함께 옥시 미디어고객팀 부장 김모씨도 검찰에 출석했다.

존 리 전 대표는 신현우(68·구속)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이 시기는 살균제 판매고가 가장 높았던 때다. 그만큼 피해자 수가 많은 시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가슴통증·호흡곤란 등 제품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제품 판매 당시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부작용 민원을 보고받았다면 왜 적절한 조치를 안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영국 본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영국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법인의 성격과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국내법인의 중대한 경영상 판단에 일정 부분 개입한 게 아닌지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존 리 전 대표가 옥시 인수 후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인 데다 컴퓨터·경영 등을 전공해 화학물질 취급 분야에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 등도 ‘영국 본사 개입론’을 뒷받침한다.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존 리 전 대표의 처벌 수위와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또 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도 동시에 소환해 조사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전 일상용품팀 전 팀장 조모씨와 전 법규기술관리팀장 이모씨가, 롯데마트에서는 상품2부문장 박모씨와 일상용품팀 개발담당 직원 허모씨가 각각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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