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400만년전 열대우림 남았던 아프리카서 초기 인류 태동
3천400만년전 첫 빙하가 만들어졌던 지구의 냉각기가 아니었다면 아프리카가 아닌 아시아가 인류의 발원지가 됐을 것이라는 중국 학자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니시쥔(倪喜軍)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3천400만년전 발생한 지구의 기후변화가 영장류의 진화궤적을 바꿨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중국 남서지역에서 3천400만년전 유인원 및 안경원숭이, 여우원숭이 등 6종의 영장류 화석을 발견해 인접 시기 미얀마, 파키스탄, 오만, 이집트 등지의 영장류 화석과 비교를 통해 진화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영장류의 진화에 지구 기후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가장 이른 시기인 4천500만년전의 유인원 화석이 아시아에서 발견됐는데도 왜 아프리카가 인류의 발원지가 됐느냐에 대한 의문에 답해준다.
아시아에서 첫 유인원이 등장했던 4천500만년전 시기 지구는 온난습윤한 기후에 무성한 삼림이 지구 대부분의 육지를 뒤덮고 열대우림의 지표성 식물인 야자수가 북극권까지 분포했다.
인간의 원조상인 다양한 초기 영장류가 거의 모든 대륙에서 활동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3천400만년전 에오세(Eocene·시신세<始新世>)에서 올리고세(Oligocene·점신세<漸新世>)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구 기후가 급변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영장류는 도태되기 시작했다.
40만년에 걸쳐 일어난 기후변화는 남극 빙하의 확대, 해수면 하강, 삼림면적의 축소로 이어지며 지구는 ‘온실’에서 거대한 ‘냉장고’로 바뀌었다.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되고 등장하며 지구의 생물 군체가 새롭게 바뀌었다.
특히 영장류는 온도에 매우 민감한 동물로 에오세-올리고세 과도기의 한랭건조한 기후는 영장류의 대량 멸절을 초래했다. 북미, 아시아 북부, 유럽에 번성했던 영장류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다만 한랭기에도 여전히 열대우림으로 남아있던 아프리카 북부와 아시아 남부의 영장류는 요행히 살아남으며 재조직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여우원숭이 유형의 영장류 군체는 크게 줄어든 대신 유인원 종의 다양성이 늘어나며 증가하게 되며 영장류 생태계의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니 연구원은 “에오세-올리고세 전환기에 진화의 여과기를 거치며 아시아의 유인원은 멸절됐지만 아프리카의 유인원이 번성하기 시작하며 그 결과 원숭이, 유인원, 인류가 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유인원과 인류의 중간 형태인 초기 인류로 500만∼50만년전 서식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며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로 넘어가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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