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눈물’ 원리로 물에서 유기 태양전지 만든다

‘와인의 눈물’ 원리로 물에서 유기 태양전지 만든다

입력 2016-08-23 10:05
수정 2016-08-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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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정용 교수팀 “휘어지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

국내 연구진이 ‘와인의 눈물’로 알려진 마랑고니 효과를 이용해 유기 태양전지를 만들어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EEWS 대학원 이정용 교수팀이 마랑고니 효과로 일어나는 물질의 빠른 수송 원리를 이용해 물 표면에서 유기 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마랑고니 효과는 와인잔을 둥글게 돌리면 와인잔 표면에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두 용액 간 표면장력에 차이가 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물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발생한다.

유기 태양전지는 실리콘 기반의 기존 태양전지와 달리 얇고 가벼운 데다 휘어지는 성질이 있어 휴대용 웨어러블 기기나 아웃도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대면적에서 제작하기 어려워 상용화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유기 물질이 녹아있는 용액에 물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빠른 시간 안에 넓은 면적의 유기 박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물의 표면을 따라 용액이 퍼지면서 얇은 박막을 형성하게 되며, 용매는 휘발되고 유기 박막만 남는 원리이다.

수 초 이내에 박막을 형성할 수 있어 박막을 손상하는 원인인 산소와의 접촉을 막을 수 있으며, 종이와 곡면의 유리 위에도 균일하게 박막을 전사할 수 있다.

이 공정으로 만든 태양전지의 효율은 8.44% 정도로, 상용화 기준치인 10%에 가까운 수준이다.

산소와 수분에 대한 노출 시간을 줄여 롤투롤(Roll-to-Roll, 종이·플라스틱 및 금박 등을 둘둘 마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인쇄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정)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1m 길이의 유기 박막을 만든 뒤 롤투롤 시스템을 이용해 유연한 기판 위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기존 산소와 수분에 취약한 유기 태양전지 제작공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제작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노종현·정선주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10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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