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실업 출신 안세환 선임
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이 현직 은행 팀장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농구계에서는 차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KDB생명은 19일 안세환(47) 산업은행 법인영업팀장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안 팀장은 단국대와 실업 산업은행에서 선수로 뛰다 1996년 은퇴한 뒤 농구계를 떠나 은행 업무에만 충실하다가 이번에 다시 프로팀 감독으로 코트에 서게 됐다. 지도자 경력이라야 산업은행 농구 동호회에서 감독으로 활동한 것이 전부다.
한 농구인은 “안 팀장이 대학과 실업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이후 사실상 농구계를 떠나 요즘 흐름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며 “은퇴한 뒤에는 은행 업무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데 다른 전문 지도자들보다 낫다고 판단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농구계에서는 2012~13시즌을 마치고 자진 사퇴한 이옥자(61) 전 감독의 실패 요인 가운데 하나로 현장감 부족을 들고 있다. 그런데도 KDB생명이 20년 가까운 공백기가 있는 안 팀장을 감독에 선임하자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구단에서는 “왜 안 된다고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평소 조(兆) 단위의 자금을 운용하는 등 은행에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바로 안 감독”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우리 팀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고 판단해 지휘봉을 맡겼다”며 “참신한 시도라고 바라봐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다른 농구인은 “그럼 리그를 우승한 농구팀 감독을 은행장으로 발령내면 참신한 인사로 볼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03-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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