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에 역전패 ACL 탈락
‘전북극장’은 없었다. 프로축구 전북은 22일 일본 지바현 히타치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2-3으로 역전패했다.
가시와 사진공동취재단
김상식, 에닝요 등 전북 선수들이 22일 일본 지바현 히타치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져 8강행이 좌절된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가시와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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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골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전북은 전반 21분의 마스시마 다쓰야의 자책골로 앞서갔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전반 42분 와타나베 히로부미, 후반 5분 와그너에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대승이 필요한 파비오 감독대행은 레오나르도, 케빈, 김신영을 차례로 투입하며 ‘닥공’(닥치고 공격) 모드로 변신했지만 수비만 더욱 불안해졌을 뿐이다. 미드필드의 압박이 전혀 없었고 기동력도 현저히 떨어져 아찔한 실점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 역습 상황에서도 투박하고 거친 패스로 일관해 세밀한 찬스를 빚지 못했다.
반면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가시와는 날카로웠다. 알베르토 자케로니(이탈리아) 일본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은 것도 기량을 100%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가시와는 후반 24분 구도 마사토가 한 골을 더 넣었고, 전북은 후반 41분 케빈의 만회골로 겨우 체면치레만 했다.
반전드라마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전북은 ‘극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짜릿한 뒤집기에 익숙하다. 아시아챔피언에 올랐던 지난 2006년에도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낚아 ‘역전의 명수’로 불렸다. 경기 전 공격수 이동국과 이승기는 “벼랑 끝에 몰려야 더 재미있는 법이다. 드라마를 써보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7년 만에 우승트로피 탈환을 노리던 전북의 도전은 16강에서 쓸쓸히 막을 내렸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5-2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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