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수 만나면 기권, 징계에 정부 방관” 이란 레슬링 지도자 잇단 사의

“이스라엘 선수 만나면 기권, 징계에 정부 방관” 이란 레슬링 지도자 잇단 사의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3-01 07:40
수정 2018-03-0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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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레슬링 지도자들이 잇따라 사임하고 있다.

당국의 금지 조치에 따라 이스라엘 선수들과 경기를 기권했다는 이유로 국제연맹의 징계를 받는데도 이란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임의 이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라술 카뎀 이란레슬링협회장은 두달 전 재선됐지만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다른 위원회 멤버들도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레자 카리마치아니란 선수는 지난해 11월 23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를 꺾었지만 이스라엘 선수와의 대결을 피하려고 기권했다가 오히려 6개월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기권하라고 강요한 코치는 세계레슬링연맹으로부터 2년 동안 자격 정지를 당했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같은 해 12월 기권한 카리마치아니를 찬양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뎀 회장은 이달 초 이란 당국의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한 뒤 진행되는 문제들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촉구했다. 그는 “선수들이 일부러 지거나 의사의 진단서를 받아내려고 밤새 우르르 몰려가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28일(현지시간) 협회 홈페이지에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성명을 발표해 게재하라는 강요를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학생통신(ISNA) 보도에 따르면 카뎀이 떠난 뒤 프리스타일-그레코로만위원회는 집단 사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호세인 마라시안 위원은 “카뎀은 레슬링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그가 물러난 뒤 우리가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 선수와 대결을 피하려 했다는 이유로 수십 명이 징계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이란의 레슬링 선수 알리레자 카리마치아니(오른쪽)가 2016년 8월 20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즈덴 마이클 트보리 콕스(미국)와 경기를 벌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이란의 레슬링 선수 알리레자 카리마치아니(오른쪽)가 2016년 8월 20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즈덴 마이클 트보리 콕스(미국)와 경기를 벌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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