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논란 많은 바둑대회 ‘사석 관리’ 규정 개정 추진하기로

한국기원, 논란 많은 바둑대회 ‘사석 관리’ 규정 개정 추진하기로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25-01-24 11:01
수정 2025-01-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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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규정 위반 불복해 기권하면서 LG배 파행

한국기원이 LG배 결승전에서 거센 논란을 일으킨 ‘사석(死石·따낸 돌) 관리’ 규정을 다시 손보기로 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조만간 규정위원회를 열어 이번 LG배에서 문제가 된 ‘사석 관리’ 규정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규정위원회는 설 연휴가 끝난 뒤 열릴 예정이다.

한국기원은 지난 11월 8일 ‘바둑 규칙 및 경기 규정 개정위원회’에서 ‘제4장 벌칙’ 조항 18조에 따낸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와 함께 벌점으로 2집을 공제하기로 결정했다. 경고 2회가 누적되면 조항 19조에 따라 반칙패가 선언된다. 이런 규정이 생긴 건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국제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이 따낸 돌을 여기저기 던져놓아 형세 판단에 혼란을 겪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컸다.

바둑에는 통일된 국제규정이 없다.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각자 고유한 규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통상 주최측 규정을 따르는 게 관례다. 한국 바둑에서는 계가 때 사석을 집을 메우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대국 도중 상대 사석 수를 확인하고 형세를 판단한다. 이에 비해 중국 바둑에서는 계가 때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 세기 때문에 사석이 필요 없다 보니 사석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곤 한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규정을 개정한 뒤 여러차례 공지를 했지만 커제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똑같은 규정위반을 세 차례 연속으로 저지르면서 논란이 커졌다. 커제는 최근 열린 LG배 결승 3번기에서 변상일을 상대로 1국에서 승리한 뒤 2국에서 사석 관리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는데 그 뒤에도 똑같은 규정위반으로 결국 반칙패를 당했다. 최종 3국에서도 똑같은 경고를 또 받게 되자 커제는 심판 판정에 불복하며 대국을 거부했다.

중국바둑협회가 결승 3국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는 등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한국기원은 규정을 다시 손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규정을 개정하고 나서 2개월만에 재개정을 의논한다고 하면서 주최측의 대회관리 문제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 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바둑계 관계자는 “커제가 똑같은 규정위반을 세 차례나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는 걸 고려해야 하는데, 규정을 재개정한다고 하면 마치 한국기원이 잘못한 것처럼 돼 버리는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하는 의견이 한국기원이나 규정위원회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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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에서 대국하는 변상일(왼쪽)과 커제. 한국기원 제공
LG배에서 대국하는 변상일(왼쪽)과 커제.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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