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년 전성기…이후 성적 내리막
두산의 마운드를 지켜왔던 노경은(32·두산 베어스)이 10일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격은퇴 선언한 두산 노경은
10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두산 베어스의 투수 노경은. 2016.5.10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경은은 올 시즌을 앞두고 5선발로 낙점됐다.
많은 기대와 우려를 받으며 3경기에 등판했지만, 2패에 평균자책점 11.17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고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런 노경은이 10일 구단을 통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안타까움을 넘어 충격에 빠진 야구팬이 많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던 30대 초반의 아직 한창인 투수가 뚜렷한 이유 없이 은퇴를 결심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로 쓰다가 바로 중간계투로 돌리기가 좀 그래서 2군으로 내려보냈던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야구 말고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성적이) 답답했는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은의 전성기는 2012∼2013년이었다.
2012년에 평균자책점 2위(2.53), 완투 5위(2경기), 완봉 1위(2경기), 승리 5위(12승), 삼진 5위(133개)를 기록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삼진 3위(153개)에 랭크됐다.
잘 나갔던 만큼 많이 던졌다.
2003년 데뷔한 노경은은 2011년까지 70이닝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없었으나 2012, 2013년에는 선발로 각각 146이닝, 180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이런 혹사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012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2.53, 2013년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4에 이르던 성적은 2014년 3승 15패 평균자책점 9.03으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지난해 마무리 및 중간 투수로 전환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경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새 마음가짐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지만 몇 경기 버티지 못하고 2군행을 통보받은 노경은은 더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의 온화한 성품을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압박감을 받았을지 짐작할 수 있다.
야구팬 사이에서는 노경은이 타구단으로 트레이드될 것을 우려해 은퇴를 결심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두산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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