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끝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임성재 3년만에 톱10

오거스타 AFP 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18번 홀 그린에 무릎을 꿇고 환호하고 있다.
오거스타 AFP 연합뉴스
오거스타 AFP 연합뉴스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 18번 홀(파4)에서 펼쳐진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100만달러) 연장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두 번째 샷을 홀컵 90㎝에 붙이는 신기의 아이언샷을 선보였다. 버디 퍼트를 남겨놓은 매킬로이의 얼굴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홀컵까지 4.5m를 남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간 반면 매킬로이의 퍼트는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매킬로이는 두 팔을 들어 퍼터를 뒤로 떨구고 머리를 감싸 쥐더니 이내 무릎을 꿇고 그린에 이마를 대고 흐느꼈다. 2009년부터 거듭된 17번째 도전 만에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된 것.
매킬로이는 이날 막을 내린 남자골프대회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2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로 주춤거렸다. 6타를 줄인 로즈와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 동타를 이룬 매킬로이는 연장전을 펼쳐야 했으나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기어코 우승했다. 상금은 420만 달러(약 59억 9000만원).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을 시작으로 이듬해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지만 유독 마스터스와는 오랫동안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17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명인열전’ 정상을 차지했다. 2000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25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이룬 것이다.

오거스타 AP 연합뉴스
17번째 도전 끝에 그린 재킷을 입으며 타이거 우즈 이후 25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매킬로이가 4살 난 딸 포피, 아내 에리카 스톨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다정하게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오거스타 AP 연합뉴스
오거스타 AP 연합뉴스
매킬로이는 2015년부터 거듭된 그랜드슬램 도전으로 따지면 10전11기 끝에 진 사라센,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에 이어 역대 6번째로 ‘전설’이 됐다. 매킬로이는 “지난 10년 동안 그랜드슬램의 부담을 안고 이곳에 와서 이루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며 “오늘 나의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선수 생활을 하며 ‘이 멋진 옷(그린 재킷)을 입을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 골프 인생에서 단연 최고의 날”이라고 기뻐했다.
우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클럽’에 합류한 걸 환영한다”면서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됐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매킬로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임성재는 이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5위에 올라 2020년 준우승, 2022년 공동 8위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3번째 톱10에 들었다. 또 상금 79만 8000달러(약 11억 4000만원)를 받아 PGA 투어 통산 상금을 3294만 1009달러로 늘리며 ‘선구자’ 최경주(3280만 3596달러)를 뛰어넘어 한국 선수 최다 상금 1위로 올라섰다.
2025-04-15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