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힘 리듬, 기의 표현 등으로 승부
“채점 방식 홍보해 종목 이해도 높여야”남여 개인·단체전 金 4개… 메달밭 기대
2015년 7월 조선대체육관에서 진행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태권도 여자 단체 품새 결승에서 여자 대표팀 선수가 역동적인 발차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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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품새 종목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8월 18일~9월 2일)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은 아시아태권도연맹과 국기원이 주도해 2016년 새로운 품새를 개발하는 등 노력에서 비롯된 결과다. 일본 가라테의 품새 경기인 ‘가타’와 겨루기 경기인 ‘쿠미테’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식 종목이 된 것도 태권도계를 자극했다.
올림픽에서도 품새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관중석에서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면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의 지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태권도계에서는 두 선수가 맞붙어 격렬히 싸우는 겨루기 종목도 재미가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는데 품새는 더 인기가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생소한 종목이다 보니 관중들은 채점 기준을 정확히 몰라 어떻게 승부의 향방이 갈리는지 모를 수 있다. 일반인에겐 모든 선수가 화려한 기술을 선보인 것 같은데 심판들은 미묘한 속도나 힘의 강약을 근거로 점수를 가른다. 자유 품새의 채점에서는 창의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칫 대중과 심판의 시각차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류병관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흥행을 위해선 대중들에게 품새 채점 방식에 대해 홍보를 많이 해 종목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며 “힘의 절제와 표현에 집중해 경기를 즐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인호 아시아태권도연맹 언론분과위원장은 “관람형 태권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회가 끝나면 관중과 태권도인들 사이에서 피드백이 나올 것 같다. 앞으로 올림픽에 나가도 손색 없는 종목으로 만드는 게 태권도인들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품새는 가로·세로 각 12m의 경기장에서 태권도 동작을 통해 속도와 힘, 리듬, 기의 표현 등으로 승부를 겨룬다. 7명의 심판 중 최고점과 최하점을 뺀 5명의 평균(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낸다. 기존의 공인 품새(고려, 금강, 평원, 심진, 태백)와 역동성이 더욱 강조된 새 품새(비각, 나르샤, 힘차리, 새별) 그리고 자유 품새를 이용해 경연을 펼친다. 공인 품새·새 품새 채점에서는 정확성과 연출성이 4:6 비율을 차지하며, 자유 품새에서는 기술력과 연출성을 6:4 비율로 평가한다.
품새에는 22개국 108명이 출전한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어서 ‘태극 전사’의 메달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8-01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