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도자 친목회가 된 품새 시상식

한국 지도자 친목회가 된 품새 시상식

한재희 기자
입력 2018-08-20 18:12
수정 2018-08-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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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획득 국가 모두 한국 코치진 포진

연기 난도 높아지며 각국서 영입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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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의 시상식은 한국 지도자들의 친목회장이 됐다. 한국 태권도 지도자들이 워낙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어서 분명 인도네시아임에도 한국어가 가장 많이 들렸다.

치열한 경쟁을 끝낸 각국 코칭스태프는 오랜만에 긴장감을 풀었다.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로 품새 전종목에서 메달을 건 한국 대표팀은 각국 지도자로부터 가장 많은 축하를 받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가운데 누군가가 문득 “이번에 품새에서 메달을 획득한 국가에 모두 한국인 코칭스태프가 포함돼 있다”고 말을 건넸다.

그의 말대로 이번 품새 종목에서 메달을 한 개 이상 따낸 9개 국가에는 모두 한국인 지도자가 포함돼 있다. 금2·은1·동1을 따낸 한국(곽택용 코치·전민우 코치)은 물론이고, 금1·동1의 태국(이나연 감독)과 금1개를 획득한 인도네시아(신승중 감독·박동영 코치)에도 한국 지도자가 포진해 있다.

이란(은2), 중국(은1), 대만(동2), 필리핀(동2), 베트남(동1), 말레이시아(동1)에도 각각 1~2명씩 한국인 지도자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국인 코치의 인기가 한때 하락세를 보인 적이 있었다. “2006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품새 종목이 처음 등장한 뒤 각국에서 한동안 한국인 코치들을 많이 찾았지만, 이후 시간이 흘러 실력이 평준화되자 자국 감독들을 많이 선임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 품새가 처음 공식 종목으로 선정되면서 새 품새와 자유 품새에서 좋은 점수를 얻고자 각국 대표팀이 다시 한국인 지도자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공인 품새만으로 겨루던 태권도 품새 종목에 새 품새와 자유 품새가 추가되면서 연기의 난도가 확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진호 대만 태권도 품새 대표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한두 달짜리 단기코스용 영입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목표대로 한국 선수들이 금4개를 모두 따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메달을 획득한 국가에 모두 한국인 지도자들이 있는 것은 다행”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 지도자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8-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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