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의 간절함, 기어코 마지막에 웃었다

서정원의 간절함, 기어코 마지막에 웃었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6-12-04 21:04
수정 2016-12-0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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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스플릿 추락 악재 속 수원 6년 만에 FA컵 우승

“2002년 MVP보다 더 기뻐
내년 ACL 전력 보강 급선무”


서정원 감독 연합뉴스
서정원 감독
연합뉴스
한 해 동안 웃을 일이 없었던 서정원(46) 수원 감독이 마지막에 웃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벌인 FC서울과의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을 1-2로 져 연장까지 1, 2차전 합계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6년 만에 대회 정상에 다시 섰다. 후반 10분 조나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30분 아드리아노에게 동점골을 얻어맞고 교체 투입된 윤승원에게 45분 헤더를 얻어맞았다. 한 명씩 퇴장당해 10명의 키커가 동원돼 손에 땀을 쥐는 승부차기 마지막에 서울 수문장 유상훈이 실축하고 수원 수문장 양형모가 성공해 10-9로 이겼다.

2002년 주장으로 수원의 첫 FA컵 포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서 감독은 14년 뒤 팀의 네 번째 대회 우승을 지휘해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대회 우승을 경험한 두 번째 주인공이 됐고, MVP 수상자와 사령탑으로는 첫 주인공이 됐다.

서 감독은 “2002년 MVP가 됐을 때보다 오늘이 더 기쁘다. 너무나 간절했던 우승”이라고 털어놓았다. 구단에서 계속 살림을 줄여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 정규리그 11위까지 추락했고 창단 이후 처음 하위 스플릿에 몸담는 수모를 겪었다. 팀은 6년 동안 한 차례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번 결승 시리즈를 앞두고 선수들이나 감독 모두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서 감독은 “축구를 해 오면서 올해만큼 힘들었던 때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마음이 매우 아팠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우승 원동력을 “결승 시리즈 준비를 남해에서 즐겁게 웃으면서 했다. 그러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고 훈련한 게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돼 당장 전력 보강이 급선무가 됐다. 서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그에 걸맞은 선수층을 갖춰야 한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구단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6-12-0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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