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마친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 원정 경기를 마친 황 감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일각에서 A대표팀 정식 감독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거기까지 생각해본 적 없다”며 “올림픽 대표팀이 당장 내일 귀국하기 때문에 거기 집중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시안컵 이후 숱한 논란 속에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자 국가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아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1승1무로 마무리했다. 21일 안방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1-1로 비겨 불안감을 드리웠으나 전날 원정 경기에서는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합작 골을 포함해 세 골이 터지며 3-0으로 쾌승을 거뒀다. 황 감독은 이로써 ‘탁구 게이트’로 얼룩진 국가대표팀 내 난맥상을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상반된 2연전을 연출한 것에 대해 그는 “첫 경기에 잘 안된 부분을 수정해서 선수들과 공유하며 준비했다”면서 “선수들이 밸런스 등 여러 면에서 정말 많이 노력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황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 골에 대해 뿌듯해했다. 그는 “저도 원하고 우리 팬들도 원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그런 모습이 운동장에서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대표팀이 이제 발전해 나가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 감독은 특히 ‘탁구 게이트’ 중심에 있던 이강인을 대표팀에 차출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그를 소집하는 강수를 뒀고,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태국 원정에서 나온 3골 중 2골에 관여하며 여론을 반전시켰다. 황 감독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생각을 그냥 실행에 옮긴 거다.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걸 살린 건 선수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임시 감독이라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 보람된 일이었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지도자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젠 새로 오실 감독님과 선수들의 몫”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자신의 임무가 마무리됐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황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올림픽 대표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막을 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호주를 꺾고 우승했다. 다음 달 카타르에서 파리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리는 U23 아시안컵 전초전 같은 대회에 사령탑 없이 출전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U23 아시안컵에서 3위 안에 들면 ‘파리 직행 티켓’을 따낸다. 황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경기력에 대해 “만족스러운 단계는 아니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U23 아시안컵이 어려운 대회가 될 것이기에 합심해서 준비를 잘해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당장 올림픽 대표팀은 새달 1~3일 K리거 위주로 소집 훈련을 진행한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시차를 겪었기 때문에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 세트피스 등도 준비하겠다”면서 “소통을 통해 친해지고 익숙해져야 한다. 중요한 사흘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U23 아시안컵 유럽파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희망은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