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불산사고 2010년에도 있었다”

“반도체 공장 불산사고 2010년에도 있었다”

입력 2013-01-30 00:00
수정 2013-01-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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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과 유사한 불산누출 사고로 강북삼성병원서 치료 후 퇴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불산’ 누출사고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0년에도 모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이번과 같은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의료진이 2011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에 보고한 논문을 보면 약 2년6개월여 전인 2010년 9월 모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공급장치의 파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도관 내 질소 투입검사를 하던 37세 근로자가 불산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의료진은 이 근로자의 명확한 소속은 밝히지 않은 채 ‘2만명 규모의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불산의 공급과 교체, 설비 유지를 담당했던 엔지니어’라고만 설명했다.

사고 당시 이 환자는 얼굴과 목, 양쪽 팔, 양쪽 허벅지 앞면, 왼쪽 발목 등에 통증과 발적이 있었으며, 목 따가움과 숨 가쁨 증상도 호소했다. 액체 형태의 불산이 얼굴과 목에 튀고 나서 양팔과 다리로 흘렀으며, 입 안에도 불산이 조금 들어갔다는 게 당시 이 근로자의 진술이었다.

의료진은 이 환자가 총 체표면적 중 15%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평가했다.

다행히도 이 환자는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처지를 받은 후 17일간의 입원 기간에 급성 독성이나 내부 조직 및 뼈의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고 무사히 회복돼 퇴원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당시 불산 사고 예방을 위한 사업장 내 안전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불산은 라텍스 소재를 뚫을 수 있기 때문에 고무나 PVC 소재이면서 하지를 충분히 덮는 길이의 소매가 달린 앞치마, 팔 중간 이상을 덮는 내산성 장갑, 전면 보안면, 내산성 고무장화를 사용하는 게 좋지만 당시 보호장비가 충분치 않았다는 게 의료진의 분석이었다.

서병성 교수는 눈문에서 “하지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길이의 앞치마와 전면 보안면, 고무장화를 착용했었다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가장 핵심적인 치료법이면서 사용 방법이 비교적 간단한 칼슘 글루코네이트 겔도 항상 사업장에 비치해 놓는 게 권장된다고 서 교수는 덧붙였다.

이번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사고도 과거와 같은 ‘미흡한 예방조치’가 사고를 키운 것은 아닌지 주의깊게 봐야 할 할 대목이다.

서 교수는 “불산에 의한 화학화상 때는 즉각적인 세척 이후 칼슘 글루코네이트 겔을 화상 부위에 발라야 추가적인 조직손상이나 전신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면서 “이와 함께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 및 보다 적절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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