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이익급감에 연말배당 기대감 ‘빨간불’

불황 속 이익급감에 연말배당 기대감 ‘빨간불’

입력 2014-12-07 00:00
수정 2014-12-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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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들의 배당 촉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상장사들의 ‘곳간’은 작년보다 썰렁해졌다. 매 연말은 전통적으로 상장 대기업의 배당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올해 불황 속 기업들의 이익이 급감하자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쪼그라들어 상장사 주주들의 배당 기대감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 10대 그룹 이익 감소…상장사 곳간 ‘썰렁’

올해 대형 상장사 중 이익이 늘어나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그룹 내 주요 상장사 69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8조6천4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62조9천억원보다 약 23% 줄었다.

대표적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의 1·2위로 꼽히는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이익이 많이 감소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올해 19조7천400억원으로 작년 동기 28조4천700억원보다 31% 줄어 그룹 전체 이익 규모를 끌어내렸다.

현대차그룹 역시 현대차(5조6천700억원)와 기아차(2조700억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18% 감소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가 적자를 내면서 배당을 늘리기는커녕 자산 매각 등 자금 수혈이 시급한 곳도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각각 3조2천300억원과 9천400억원의 영업손실(적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전체 미처분 이익금은 1조9천600억원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더구나 올해 국내 기업의 이익 급감 현상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00여곳의 3분기 영업이익(43조5천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12.8% 줄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4.21%로 작년보다 0.50%포인트 떨어졌다. 상장사가 1천원짜리 물건을 팔아 42원을 남긴 셈이다.

또 재벌닷컴 조사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상장사는 국내 100대 상장사 중 절반이 넘는 55곳에 이른다.

◇ “내년에도 삭풍…기업들의 배당 확대 쉽지 않아”

내년에도 기업들의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4.0%으로 전망한 것과 달리 10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최근 한 달 새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0.2%포인트 하향 조정해 3.5%로 제시했다. 이들 중 4%대 성장을 전망한 곳은 바클레이즈(4.0%)뿐이다.

해외 IB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세 약화와 엔화 약세 현상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을 둔화시키고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는 저성장 속에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한번 늘리면 웬만하면 그 수준을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익이 적극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배당만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기대되는 대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대신 자사주 매입에 더욱 적극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로서는 배당 규모를 당장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 자사주 매입에 잉여현금을 활용하는 편이 지배구조 개편 때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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