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분열과 갈등 넘어 더 탄탄한 대한민국으로

[사설] 이제 분열과 갈등 넘어 더 탄탄한 대한민국으로

입력 2025-04-04 12:53
수정 2025-04-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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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국정운영은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 뒤 퇴장하는 윤 대통령. 2024.12.14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국정운영은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 뒤 퇴장하는 윤 대통령. 2024.12.14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법률을 위반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함으로써 국민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한 것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주문이 낭독된 4일 오전 11시 22분 윤 대통령은 계엄 122일 만에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8년 만에 불행이 되풀이되는 장면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헌재 선고와 더불어 우리 국민은 그동안 갈려져서 목소리를 높였던 탄핵 찬반 세력에 이제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광장을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고 있다. 대통령은 탄핵됐어도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룬 세계사에 유례없는 국가라는 사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법률을 위반한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따라 물러나는 장면은 민주주의가 크게 발전한 나라라는 증거일 것이다. 오늘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모습은 우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켰다.

국민의힘이 선고 직후 “안타깝지만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반응을 내놓은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더불어 윤 대통령에게 지지자를 다독이는 진정한 리더의 자세를 보여 줄 것을 촉구한다. 대통령관저 앞에서, 서울구치소 앞에서, 헌법재판소 앞에서 밤을 새우며 응원한 지지자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온전한 승복뿐이다. 더이상의 혼란이 없도록 지지자들에게 승복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탄핵소추를 주도한 야당과 탄핵 찬성에 목소리를 높인 국민도 헌재 결정이 자신들의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탄핵 찬성 세력은 반대 세력을 자극하지 않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 줘야 한다. 아직도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찬반 세력이 있다면 이제는 모든 혼돈을 역사의 한 장면으로 돌리고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 심각한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리더십 부재 상황의 한국을 극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경제가 뒷걸음치면서 민생의 고통이 깊어지고 설상가상 북한은 핵무기 개발 능력을 더욱 고도화하며 우리를 위협한다. 헌정사 이래 최악의 위기라고 해도 조금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조기 대선이 그동안 갈라질 대로 갈라진 민심을 더욱 분열시키며 혼란을 부추긴다면 우리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대선에 나설 후보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우리 사회의 통합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고 화합에 힘써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밝힐 수 있다.

국회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정치를 앞으로도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회는 더이상 존재가치가 없을 것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오늘 헌재 결정을 한국 정치가 악순환을 떨치고 다시 출발하라는 준엄한 경고로 깊이깊이 새겨야만 한다.
2025-04-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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