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리틀 차베스’의 3선 혁명 지속인가, 독재 서막인가
라파엘 코레아(49) 에콰도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3선에 성공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더불어 남미 강경 좌파 지도자 3인으로 꼽히는 코레아 대통령의 승리로 남미 좌파 블록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CNE)에 따르면 개표 결과 코레아 대통령이 57%를 얻어 2위 후보인 우파 성향의 전직 은행가 기예르모 라소가 얻은 24%를 크게 앞서며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코레아는 이번 선거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확보해 2009년 대선에 이어 두번 연속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17년까지이다.
1963년 에콰도르 항만도시 과야킬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코레아는 과야킬 지역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벨기에와 미국에서 각각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통이다. 2005년 알프레도 팔라시오 정부 시절 4개월간 재무장관을 맡았고,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 좌파 후보로 출마해 대권을 처음 거머쥐었다. 2007년 취임한 코레아는 대선 공약대로 제헌의회 구성에 나서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있는 내용의 신헌법을 통과시켰다. 그는 2008년 신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쳐 신임을 받아냈고, 이에 기초해 치러진 2009년 4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코레아는 집권 기간 ‘오일달러’를 활용해 사회 인프라를 확대하는 정책으로 빈민층과 저소득층의 절대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유사한 노선으로 인해 ‘제2의 차베스’로 꼽힌다. 실제 친분도 깊어 지난해 12월 쿠바 수도 아바나로 건너가 암수술을 앞두고 있는 차베스를 면회하기도 했다.
대중적 지지 속에 3선을 달성한 코레아지만 독불장군식 권위주의적 태도에 대한 비난도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2008년 전임 정부 시절 차관도입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 보다 많은 개발이익을 받아내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맺도록 거세게 압박한 바 있다. 또한 정부에 비판적 보도를 하는 언론인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언론 탄압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2013-02-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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