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등 경제문제 시급 美와 우호관계 모색” 분석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미국은 총선 결과를 축하하면서 새 정부와의 협력을 기대했다. 버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축하 메시지를 통해 “미국은 새로 탄생할 파키스탄 정부와 동등한 파트너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친이슬람 성향의 샤리프 총재는 지난 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할 경우)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서 빠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탈레반과의 협상 가능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샤리프 총재가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어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때때로 격랑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샤리프 총재의 공언과는 달리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완전히 끊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력 부족, 실업 등 시급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샤리프 총재의 총선 승리로 파키스탄과 인도의 ‘앙숙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다. 샤리프 총재는 13일 라호르에서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불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곧 열릴 자신의 총리 취임식에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초청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샤리프 총재는 “서로 간의 오해는 해소해야 한다”면서 자신과 싱 총리가 오랫동안 이 문제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싱 총리는 “인도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길을 그리는 과정에서 파키스탄의 새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화답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1947년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각각 분리독립한 이후 히말라야 지역인 카슈미르의 영유권 문제 등으로 세 차례 전쟁을 치렀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일로 자주 충돌을 빚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2013-05-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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