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폭탄조끼 입은 괴한이 벌인 이집트 항공기 납치극

가짜 폭탄조끼 입은 괴한이 벌인 이집트 항공기 납치극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3-29 23:07
수정 2016-03-2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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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만에 범인 항복승객, 승무원 모두 무사

가짜 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이 벌인 항공기 납치극에 6시간 동안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29일 공중 납치된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범인 체포와 승객 전원 무사 탈출로 불상사 없이 마무리돼 세계인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전 이집트항공은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자사 소속 국내선 여객기 MS181이 비행 도중 괴한에 의해 공중 납치됐다고 발표했다. 비행기에는 승무원을 포함해 81명이 탑승해 있었다. 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는 납치범의 협박에 기장은 기수를 지중해 섬나라로 돌렸고 오전 8시 50분에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했다. 착륙 직후 외국인 4명과 승무원 3명 등 7명을 제외한 여성과 어린이 등 승객 대부분을 풀어 준 뒤 정치적 망명, 전처와의 만남 등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이어 가던 납치범은 이날 오후 2시 관계 당국에 순순히 항복했다.

니코스 크리스둘리데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게 끝났다. 여객기 납치범이 붙잡혔다. 승객, 승무원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납치범이 끝까지 인질로 잡고 있었던 외국인과 승무원 등 7명도 항공기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 키프로스 당국이 납치범 체포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AFP는 납치범이 항공기에서 나와 머리에 손을 얹은 뒤 활주로를 건너 맞은편에 대기하고 있던 대테러 특수 경찰에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경찰들은 범인을 땅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몸수색을 하고 나서 어디론가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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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공항에 착륙한 납치 항공기
키프로스 공항에 착륙한 납치 항공기 29일 가짜 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에게 공중 납치된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가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해 있다. 납치범은 6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항복했으며, 승객과 승무원 전원은 무사 탈출했다. AFP 연합뉴스
이집트대통령궁 대변인 알라 유셰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납치범의 이름은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라고 밝혔고, 이집트 일간 알마스리알윰은 무스타파가 이집트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CNN은 “범인이 입은 폭탄 조끼는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가 불확실한 가운데 테러보다는 개인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 이번 피랍 사건은 테러와 무관하다”며 “모두 여자와 관계된 일”이라고 발표했다.

사건 발생 초기 납치범이 폭탄 조끼로 무장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대두됐으나 납치범이 승객 대부분을 풀어 주면서 이런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납치범은 키프로스에 거주하는 전처와의 만남을 요구하는 한편 전처에게 편지를 전달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이집트 교소도에 수감된 여성 재소자의 석방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범인 체포 직후 키프로스 외무부는 “이번 사건은 테러와 무관하다”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한 개인이 저지른 일”이라고 확인했다.

납치 소동으로 라르나카 공항은 일시 폐쇄됐으며 모든 항공편이 우회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한편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확인 결과 이 비행기에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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