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소득 분석에 구멍 많아”…재력가들 지지선언 잇따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자금이 서서히 고갈돼 ‘사재 선거운동’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사업체와 자산 등 170개 항목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의 올해 세전소득이 1억6천만 달러(약 1천884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트럼프가 지난해 7월 15일 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2014년부터 18개월 2주간의 소득을 추산하고서 이를 올해 소득 산출에 활용했다.
트럼프의 올해 세전소득 가운데 1억4천700만 달러(1천730억 원)는 수입 규모가 큰 54개 항목에서 나왔고 나머지 1천300만 달러(154억 원)는 116개 자산에서 얻은 것이었다.
WSJ은 과거 대선 후보들이 본선 전까지 쏟아부은 자금 규모와 트럼프의 재정 상황을 비교해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이 메말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해 여름 트럼프가 현금과 상대적으로 현금화하기 쉬운 주식, 채권으로 7천800만 달러(981억 원)에서 2억3천200만 달러(2천731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본선 투표일까지 7억2천100만 달러(8천489억 원)를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공화당 후보로 나선 밋 롬니의 자금 지출액은 4억4천900만 달러(5천286억 원)로 나타났다.
WSJ은 “지금까지 개인 재산으로만 선거를 치렀다면 트럼프는 (앞으로 들어갈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대출을 받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측은 WSJ의 소득 분석에 구멍이 많다고 반박했다. 전 세계에 걸쳐 이뤄지는 ‘트럼프 라이선스’ 협상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고려하지 않았고 다양한 자산이 보유한 현금도 빠졌다는 설명이다.
소득 분석의 정확도와는 별개로 트럼프가 앞으로의 선거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 3월 말 경선을 위해 개인 재산 4천만 달러(471억 원)를 사용했다며 본선을 위해 15억 달러(1조7천662억 원)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가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선거운동원, 텔레마케팅, 유권자 분석 등과 관련한 비용 증가로 트럼프 캠프의 자금 지출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트럼프는 일단 본선이 시작됐을 때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자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RNC는 2012년 대선 기간 승리를 위해 3억8천600만 달러(4천545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한 ‘큰손’ 재력가들이 하나둘씩 트럼프에게 기부금을 내기 시작하거나 트럼프 지지를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점은 트럼프 캠프에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5일 ‘카지노 재벌’ 셀던 아델슨 회장이 1억 달러(1천177억 원)의 선거자금을 트럼프 캠프에 내기로 한 데 이어 미네소타 주의 미디어 거물 스탠리 허버드와 텍사스 주의 석유 재벌 티 분 피큰스도 최근 트럼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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