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꼭 가고싶다”던 북한군 포로…평양 끌려 가나

“한국 꼭 가고싶다”던 북한군 포로…평양 끌려 가나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5-04-28 16:44
수정 2025-04-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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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파병 첫 인정
푸틴, 직접 감사 표명
포로협상 개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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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신문을 받는 영상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1999년생으로 2016년부터 복무한 저격 정찰 장교는 턱에 붕대를 감은 채 앉아 있고(사진), 2005년생으로 2021년 입대한 소총수는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누워서 신문받고 있다.ㅡ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신문을 받는 영상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1999년생으로 2016년부터 복무한 저격 정찰 장교는 턱에 붕대를 감은 채 앉아 있고(사진), 2005년생으로 2021년 입대한 소총수는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누워서 신문받고 있다.ㅡ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난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 지난 1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은 귀순 의사를 묻는 한국 정보당국과 국회의원, 언론에 이렇게 답했다.

하지만 러시아에 이어 북한이 쿠르스크 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귀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쟁 포로의 처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은 ‘교전 중에 붙잡힌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지체 없이 석방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전까지는 러시아와 북한 모두 북한군 포로 소속을 확인해주지 않아 이들의 지위를 러시아군 소속 전쟁포로로 봐야 하는지 북한 용병으로 봐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다만 포로들이 한국행 의사를 밝힌 데다, 여러 외교적 논의 공간이 존재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포로들의 귀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파병을 공식화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북한이 교전국 직접 포로 송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생겼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발표는 파병을 북러 동맹의 쐐기를 박았다는 정치적 의미 이외에도 전사자 유해 송환, 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측면도 있다”며 “북한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은폐한 상태에서 포로 협상에 참여하기 어려운 만큼 전면 공개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환시 포로 의사 중요
인권탄압 소지도 고려
변수는 트럼프의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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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2025.1.11 젤렌스키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2025.1.11 젤렌스키 텔레그램


물론 포로 의사에 반하는 본국 송환은 국제법상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6·25전쟁 당시 북한으로의 송환을 거부하는 포로들의 의사를 존중해 이들을 대만, 스웨덴 등 제3국으로 보냈던 전례도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북한군 포로 의사에 따른 제3국 송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군 포로들이 평양으로 송환될 경우 극형을 피할 수 없으리란 전망도 한국 귀순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북한 형법 63조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는 투항, 변절, 비밀을 넘겨준 행위 모두에 해당해 무기노동교화형 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전쟁 포로의 경우 본국 송환이 원칙이지만 인권 탄압의 우려가 있으면 예외가 인정된다.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심이다.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빠른 전쟁 종결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등한시하거나, 기존의 기조대로 러·북의 요구에 힘을 실어줄 경우 북한군 포로의 서울행은 좌절될 수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28일 북한군이 러시아를 도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싸운 것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홈페이지에 게시된 성명을 통해 “북한군 부대는 우리의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한 전투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를 높이 평가하며 개인적으로는 (북한) 국무위원장인 김정은 동지에게, 그리고 전체 지도부 및 북한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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