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결집에 ‘산토끼 전략’ 차질… 지지율 하락·이메일 수사 등 악재
‘힐러리 클린턴이 잘 보이지 않는다?’
1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웨스트버지니아 경선에서 승리한 샌더스는 경선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샌더스 캠프는 힐러리에게 쏠린 슈퍼 대의원의 표심에 호소하는 등 7월 전당대회까지 계속 달릴 기세다. 선거전문가들은 “본선 경쟁을 위해 자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클린턴 입장에서 샌더스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며 “샌더스의 클린턴 공격이 오히려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의 조기 경선 마무리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샌더스를 지지하는 백인 진보층 남성과 젊은층의 표심을 잡고, 본선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도·부동층까지 아우르는 한편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유권자들까지 우군으로 만드는 이른바 ‘산토끼 잡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막말의 달인’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세와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를 통한 결속 움직임도 클린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0%, 클린턴은 41%의 지지율을 얻어 거의 동률을 기록했다. 선거전문가들은 “언론이 연일 트럼프의 막말과 공약, 캠프 동향,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 등을 세세하게 보도하는 반면 클린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선 재수 후보’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12일 회동하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지도부가 트럼프에 대한 반대 의견을 속속 접고 반클린턴 연대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를 중심으로 단결하지 못하면 결국 클린턴만 유리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제라도 뭉쳐 ‘클린턴 때리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가 그동안 집요하게 공격해 온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FBI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클린턴에게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5-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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