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비판 트윗 무더기 차단…트위터, 인도 농민시위에 ‘입막음’

모디 총리 비판 트윗 무더기 차단…트위터, 인도 농민시위에 ‘입막음’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2-02 20:26
수정 2021-02-03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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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째 농산물 유통 민영화 반대 시위
인도 당국 요청에 이틀 새 250여개 제재
국제인권단체 “표현의 자유 제약”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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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농업개혁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지난달 26일 수도 뉴델리에서 트랙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델리 AP 연합뉴스
인도 농업개혁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지난달 26일 수도 뉴델리에서 트랙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델리 AP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농산물 유통 민영화 법안에 반대하는 농민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모디 총리를 비판하거나 시위를 전하는 트위터 계정과 트윗이 무더기로 중단·정지당해 빈축을 사고 있다. 폭력시위 양상이 불거진 뒤 첫 주말인 지난달 30~31일 차단된 트윗과 계정이 250여개에 달하며, 비판이 제기되자 트위터가 1일 오후에 계정을 다시 활성화시켰다고 버즈피드와 타임지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모디의 농민학살 정책’ 같은 해시태그를 단 트윗이 주로 제재 대상이 됐다.

트위터는 인도 당국의 합법적 요청에 따라 트윗과 계정을 일시 정지시켰다면서, 이는 인도뿐 아니라 트위터 서비스 지역인 53개국 전부에 적용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농민 시위 장면을 올렸다 약 6시간 계정 정지를 당한 인도 대중잡지 캐러반은 “계정이 정지되고 한 시간이 지나서야 트위터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캐러반은 계정 복구 뒤 첫 트윗에서 “요즘 같은 때 진실을 보도하려면 진정한 독자가 필요하다”며 당국의 언론 압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인도에선 지난 주말 2명의 언론인이 체포됐고, 이 중 1명은 이틀째 조사를 받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당국이 요청하면 트윗 메시지 전파를 막는 트위터 방침을 ‘표현의 자유 제약’이라고 비판했다. 비영리단체인 액세스나우의 라만 짓 싱 시마 아시아·태평양 정책이사는 “언론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 기업이 정부 명령에 따라 콘텐츠를 삭제할 때에는 국제 인권법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타임과 인터뷰한 인도 인터넷 자유재단의 아파르 굽타 전무는 “트윗 계정 정지 조치는 인도 농민 시위에 대한 검열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트위터가 최근에 발간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인도 당국이 트윗·계정 중단을 요구한 횟수는 2768건으로 직전 6개월 동안에 비해 274% 증가했다. 인도 당국의 요구 빈도는 일본(1만 9903건), 러시아(8081건), 한국(4074건), 터키(3812건)에 이어 5번째로 많았다. 한국에서 지난해 상반기 트윗 관련 제재 요구는 직전 6개월보다 211% 증가했는데, 당시 한국은 총선을 치렀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02-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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