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첫 ‘트랜스젠더’ 의사 탄생…“높은 지위 오르는 본보기 될 것”

파키스탄서 첫 ‘트랜스젠더’ 의사 탄생…“높은 지위 오르는 본보기 될 것”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2-03 11:31
수정 2022-02-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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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길. 2022.02.03 사라 길 인스타그램
사라 길. 2022.02.03 사라 길 인스타그램
“저는 (트랜스젠더) 의사가 된 첫 번째 사람이지만, 마지막 의사는 아닐 겁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의사가 탄생했다.

3일 돈(DAWN) 등 매체에 따르면, 현지 최고 병원인 카라치의 JPMC병원은 전날 트랜스젠더 의사 사라 길(23)을 고용했다고 발표했다.

길은 지난달 의대를 졸업하고 학위를 받으면서 파키스탄 최초의 트랜스젠더 의사가 됐다.

파키스탄에서 트랜스젠더 집단은 사회분위기로 인해 수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데, 길의 소식은 트랜스젠더 집단의 한줄기 희망이자 자부심이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의사가 되기까지 그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14살에 성 정체성을 공개한 길은 집에서 쫓겨나 트랜스젠더 집단에 들어갔다.

길은 “부모님은 나를 매우 사랑해주셨지만 내가 성 정체성을 공개했을 때 지지해주지 않았다”면서 “어머니가 당시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의사가 된 후 부모님이 나를 다시 가족으로 받아줬다”면서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부모는 자녀를 돌봐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구 2억 3000만명의 파키스탄에는 약 100만명의 트랜스젠더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녀 구분이 엄격한 파키스탄에서 트랜스젠더들의 지위는 매우 열악하다. 2009년 대법원이 공문서에 ‘제3의 성’을 인정하라고 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

길은 “트랜스젠더들은 파키스탄의 병원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것은 내가 의사가 된 또 다른 동기”라고 전했다.

이어 “트랜스젠더들이 매춘부나 거지로 여겨져 평범한 인간이 되는 것이 참 힘들다”면서 “높은 지위에 오르길 열망하는 트랜스젠더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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