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에 아이 넷, 폐경 왔습니다”… 여성 노화 유독 빠르다는 남아시아 왜?

“25살에 아이 넷, 폐경 왔습니다”… 여성 노화 유독 빠르다는 남아시아 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5-07-13 00:48
수정 2025-07-1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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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5일(현지시간) 시아파 무슬림 여성들이 1400년 전 수니파에 항거하다가 순교한 이맘 후세인을 추모하는 무하람 의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7.5 AP 연합뉴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5일(현지시간) 시아파 무슬림 여성들이 1400년 전 수니파에 항거하다가 순교한 이맘 후세인을 추모하는 무하람 의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7.5 AP 연합뉴스


여성의 가치는 출산 능력에 따라 평가되고 이 때문에 나이가 낙인으로 여겨지는 남아시아에서는 여성의 노화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며 폐경마저 일찍 찾아오는 문제가 있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가 짚었다.

DW는 지난 8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파키스탄 여성들의 사례와 전문가 진단 등을 중심으로 남아시아 여성들에겐 여전히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우선하고 이로 인해 여성들의 건강은 뒷전으로 밀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여성 수므린 칼리아는 18세에 결혼해 25세까지 4명의 아이를 낳았다. 이후 그는 37세가 된 해에 갑자기 폐경을 맞았다.

이제 40대 중반이 된 칼리아는 당시를 회상하며 “과도한 출혈이 시작됐다. 의사를 찾아갔더니 폐경 전 단계일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피임을 위해 자궁 내 장치(IUD)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를 제거하기로 했고 이후 생리가 완전히 멈췄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고 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남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의 평균 폐경 연령은 48~49세로, 이는 미국 전체 여성 평균 폐경 연령인 52세보다 3~4년 빠른 것이라는 게 DW의 설명이다.

남아시아에서는 폐경 연령이 더욱 낮았다. 인도와 파키스탄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46~47세에 폐경을 맞고 그 전부터 폐경 전후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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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14일(현지시간) 인도 암리차르에서 한 여성이 햇빛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에 수건을 씌워놓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6.14 AP 연합뉴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14일(현지시간) 인도 암리차르에서 한 여성이 햇빛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에 수건을 씌워놓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6.14 AP 연합뉴스


파키스탄의 호르몬 건강 전문가인 팔와샤 칸 박사는 “많은 여성이 30대 후반이나 40대에 난소 기능 부전을 겪고 있다”면서 “이는 아직 진단받지 않은 의학적 문제와 삶의 이른 시기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칸 박사는 특히 “파키스탄 여성들이 여전히 결혼 직후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받는 일이 많다”며 “이는 장기적인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치에 거주하는 40대 중반 여성 사비나 카지는 암 위험 때문에 자궁, 나팔관, 두 개의 난소 등을 제거하는 수술인 근치적 자궁적출술을 받은 후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다.

카지에게 자궁적출술은 의학적 이유로 필요한 것이긴 했지만, 그가 느끼는 감정적인 무게에 대해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미 아이 3명을 낳았으니 그의 생식기관은 목적을 달성했다고 여기는 듯했다는 게 카지가 정신적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

칸 박사는 “사회적 압박, 시모와의 갈등 등으로 남아시아 여성들은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노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정서적 측면에서 건강 문제가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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