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수 선거 앞둔 英노동당 대혼란…”선거 무효” 주장도

당수 선거 앞둔 英노동당 대혼란…”선거 무효” 주장도

입력 2015-08-13 08:59
수정 2015-08-13 08: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블레어 전 英총리 “코빈 당수되면 노동당 절멸”

총선 참패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영국 노동당이 차기 당수 선거를 앞두고 일대 혼란에 빠졌다.

’강성 좌파’인 제러미 코빈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가짜 노동당 지지자들이 대거 유권자 등록을 했다며 벌써부터 선거 무효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코빈이 당선되면 “노동당이 절멸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994∼2007년 장기간 노동당을 이끈 블레어 전 총리는 이날 “코빈이 당선되면 노동당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고 ‘절멸’(annihilation)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원들을 향해 “절벽을 향해 눈을 감고 두 팔 벌려 걸어들어가지 말라”며 “당신이 당내 좌파든, 우파든, 중도든, 그리고 나를 지지하든, 미워하든 관계없이 노동당이 처한 위험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앞서 지난달에도 코빈 후보를 겨냥해 “노동당은 중도로 승리할 수 있다. 전통적인 좌파 공약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블레어 전 총리의 이번 발언은 내달 12일로 예정된 노동당 당수 선거를 앞두고 당 내부의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권자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총 61만 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 가운데 16만5천 명이 막판 24시간에 등록한 것이다. 이중 30만 명 가량이 노동당원이며 19만 명이 연계 지지자, 12만 명이 3파운드(약 5천500원)를 내고 등록한 일반 지지자다.

다른 당수 후보들을 비롯한 노동당 일부 세력은 노동당의 지지자가 아닌 외부 ‘침입자’들이 코빈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거 유권자로 등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노동당은 투표 참여 신청자 가운데 1천200명이 다른 당 지지자 등으로 밝혀져 유권자 등록을 거부한 바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80명에 불과한 당 직원들이 유권자의 노동당 지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며 가짜 지지자의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수 후보인 앤디 버넘, 이베트 쿠퍼, 리즈 켄들은 이날 당에 서한을 보내 “선거가 코빈에 유리하도록 불공정하게 왜곡될 우려가 있다”며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선거 정당성 여부를 법정에서 가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소속 배리 시어먼 의원은 자신이 바로 ‘침입자’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난 보수당 지지자지만 코빈 후보를 뽑을 것이다. 보수당 집권을 5년 더 연장시키는 데 3파운드면 매우 싼 가격”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선거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빈 후보측은 “유권자수 증가와 코빈 지지율 상승은 단지 민주주의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는 “선거전을 ‘긍정적’으로 유지하자”며 논평을 거부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코빈은 53%의 지지를 얻어, 2위인 버넘 의원보다 32%포인트나 앞섰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