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을 첨벙거리는 썰매개들, 그린란드 지난주 한때 섭씨 17.3도

물속을 첨벙거리는 썰매개들, 그린란드 지난주 한때 섭씨 17.3도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6-19 09:20
수정 2019-06-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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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마리의 썰매개들이 물 속을 걸어서 썰매를 끌고 있다. 여느 바닷가가 아니라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야 할 그린란드에서 6월 중순에 벌어진 일이라 놀라움을 안긴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덴마크기상연구소(DMI)의 기후학자 스테펜 올센이 지난 13일 잉글필드 브레드닝 피오르에서 기상 관측 장비 등을 회수하려고 썰매를 타고 길을 나섰다가 촬영한 사진을 입수해 공개하며 큰 화제가 됐다. 기온 상승으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 물이 발목까지 올라 썰매개들이 첨벙거리며 다닌 것이다.

다만 유의할 것은 물 아래에는 여전히 1.2m 두께의 얼음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올센은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면서 “과학적 사실보다 이미지 하나가 의미하는 바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에서도 한여름 얼음층이 녹기도 하지만 6월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올센의 동료인 기후학자 루트 모트람은 “지난주 우리는 남쪽에서 올라온 따뜻한 공기로 그린란드는 물론, 북극의 많은 지역이 따뜻해지기 시작한 것을 목격했다”고 가디언에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린란드 까낙공항 근처에 있는 DMI 기후관측소에 따르면 기온이 지난 12일에는 섭씨 17.3도, 13일에는 섭씨 15도까지 올랐다며 이렇게 기온이 오르자 빙하와 얼음층, 바다 얼음(海氷)이 더 많이 녹았다고 설명했다. 모트람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는 현상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모의실험 결과, 그린란드 주변 바닷물이 어는 기간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으며, 그 속도와 양은 기온이 얼마나 많이 오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CNN은 지난 13일 그린란드의 기온이 예년보다 많이 오르면서 40% 이상의 얼음층에서 얼음이 녹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른 얼음 손실량이 20억t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얼음층의 45% 가량이 6월 중순에 녹았다며 “드문 일이지만 점점 더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는 덴마크그린란드 지리학연구회의 선임 연구원 윌리엄 콜건의 말을 전했다. 콜건은 2012년에도 이처럼 빨리 얼음층이 녹는 일이 벌어졌는데 올해는 그린란드에서만 이를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그린란드에 형성된 고기압이 따듯하고 햇볕이 많이 비치는 여건을 만들었고, 낮은 구름층과 적은 강설로 태양 광선이 곧바로 얼음층에 비친 것 두 가지를 꼽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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