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 태평양전쟁 종전 75주년 기념일에도 자국의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사비를 들여 공물료를 보내기로 했다. 2012년 이후 8년 연속이다. 2013년 12월 직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거센 반발을 부른 바 있는 그는 올해에도 직접 참배는 피하기로 했다.

지지통신은 9일 “아베 총리가 예년과 같이 오는 15일 측근 의원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의 공물료를 보내기로 했다”며 “직접 참배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은 올해가 100년의 4분의3인 75년째 종전일이라는 이유로 아베 총리의 참배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지난 4월 봄제사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간소하게 치렀지만, 종전기념일은 예년과 같이 규모로 열 방침이다. 이곳에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사망한 246만 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어 한국과 중국 등 전쟁 피해국가들이 이곳에 대한 일본 정치 지도자 등의 참배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