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미인도 논란에 20년지기 화랑 대표 “위작 맞다”…이유는?

천경자 미인도 논란에 20년지기 화랑 대표 “위작 맞다”…이유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7-24 11:52
수정 2016-07-24 11: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위작 논란에 휩싸인 ‘미인도’
위작 논란에 휩싸인 ‘미인도’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의 위작 논란을 두고 천 화백과 20여년간 가깝게 지낸 미술계 인사인 임경식(78) 전 이목화랑 대표가 “위작이 맞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 전 대표는 “천화백은 여인상을 그릴 때 반드시 모델을 앞에 두고 그렸으나 진위 논란에 휩싸인 ‘미인도’는 모델을 두고 그린 그림의 비율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화랑 대표 중 천 선생님과 제일 친한 사람은 나였을 것”이라면서 “천 선생님의 작품을 자신 있게 본다”고 강조했다.

임 전 대표는 화랑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펴낸 책 ‘나의 화랑 우리들의 화랑협회’에서 ‘미인도’를 위작으로 판단하는 첫 번째 이유로 ‘미인도’ 속 여인의 얼굴 크기와 어깨 비례가 이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머릿결이 표현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여러 감정가의 의견에도 뜻을 같이했다. 임 전 대표는 “선생님은 반드시 머릿결을 표현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또한 구도로 볼 때 귀가 일부라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 위에 있는 나비의 크기와 머리 위에 얹힌 식물의 형태도 위작의 근거라고 임 전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나비가 너무 크다. 비율로 봐서 참새보다 더 크다”며 “머리 위쪽에 있는 꽃과 또 다른 형태의 식물이 뭔지 모르겠다. 천 선생님은 이렇게 애매한 형상을 그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비뚤어지고 마치 비웃는 듯한 느낌의 입술을 가진, 입술을 포함한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렇게 험악한 여인을 그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는 ‘미인도’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천 화백이 고령이었지만 정신이 말짱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그때 천 선생님 연세가 67세였는데, 누구나 있는 약간의 건망증은 있어도 자기 그림을 보고 기억 못 할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무렵 한 중년 여성이 천 화백이 그렸다는 바다 풍경 그림을 갖고 와서 감정을 부탁했는데 이를 천 화백에게 보여주자 바로 “전남여중 다닐 때 제주도 수학여행 가서 그린 것”이라며 반가워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오히려 천 화백 같은 사람이라면 자식은 못 알아봐도 작품을 못 알아보기는 어렵다고 임 전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자식은 낳자마자 헤어지면 수십 년 뒤에는 못 알아볼 수 있지만, 그림은 시간이 지나도 모습이 바뀌지 않는다. 그림을 자식에 비유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