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신라 금관이 품은 황금 서사… APEC서 펼쳐진다

여섯 신라 금관이 품은 황금 서사… APEC서 펼쳐진다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5-10-28 00:19
수정 2025-10-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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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국립경주박물관 80주년 기념 특별전

104년 만에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왕 외에도 왕비·왕족도 착용했을 듯
‘황금의 나라’ 장엄한 아름다움 뽐내
K컬처의 원형, 시공간 넘어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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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여는 가운데 27일 박물관 관계자가 국보인 황남대총 북분 금관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다. 황남대총 북분 금관 뒤로 금령총, 금관총, 서봉총 금관이 보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여는 가운데 27일 박물관 관계자가 국보인 황남대총 북분 금관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다. 황남대총 북분 금관 뒤로 금령총, 금관총, 서봉총 금관이 보인다.


‘황금의 나라’ 신라. 황금은 최고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그중 금관은 신라의 표상과 같았다.

한국 고대문화의 정수이자 K컬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찬란한 신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이다. 전시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열린다. 일반 공개는 새달 2일부터다.

APEC 공식 문화 행사 중 하나인 이번 전시는 1921년 금관총 금관이 출토되며 신라 금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04년 만에 그동안 발굴된 여섯 점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 신라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여섯 점의 금 허리띠까지 곁들여 황금의 나라가 남긴 장엄한 미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이 밖에도 천마총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모두 20점(국보 7점, 보물 7점 포함)의 황금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신라지만 금관은 6세기 불교문화가 자리잡기 직전까지 100여년 동안에만 만들어졌다. 마립간이라 불렸던 최고 통치자들은 황금으로 관과 허리띠를 만들어 권력과 위신을 강조했다. 금관이 왕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 왕비나 왕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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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문을 여는 것은 가장 오래된 교동 금관이다. 머리띠의 지름이 14.3㎝에 불과해 어린아이의 것으로 추정된다. ‘금관의 시초’답게 머리띠에 아무런 장식이 없고 두 줄의 둥근 달개(원형 장식)만 달린 것이 특징이다.

교동 금관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금관은 나뭇가지 모양과 사슴뿔 모양의 세움 장식이 화려하다. 나뭇가지 모양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나무를, 사슴뿔과 새 모양 장식은 풍요와 초월적 권능을 의미한다.

좁은 문을 지나 금관의 방으로 들어가면 4개의 금관이 어두운 조명 아래 장엄하게 빛을 발한다. 먼저 금령총, 금관총, 서봉총 금관이 한쪽 벽면에 나란히 전시됐다. 주인은 각각 어린 왕자(금령총), 왕(금관총), 왕비(서봉총)로 추정된다. 이 금관들과 마주 보고 있는 금관이 왕비의 것으로 추정되는 황남대총 북분 금관이다.

신라 금관은 정형성을 띠면서도 주인에 따라 장식을 달리하기도 한다. 금령총 금관은 다른 금관에 비해 작고 곱은옥 장식이 없다. 서봉총 금관은 화려함이 돋보인다. 안쪽에 둥근 모자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세 마리의 새를 표현했다. 드리개의 중심 고리는 굵은 고리이며 여기에 구멍을 뚫어 장식하고 달개를 단 점도 다른 금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마지막으로는 금관과 황금 장신구를 통해 죽음 너머까지 이어진 황금의 힘을 소개하는 천마총 금관을 만나 볼 수 있다. 윤상덕 경주박물관장은 “금관은 신라 왕권을 상징하는 정점이자 동아시아 고대 장신구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조형미를 지닌 걸작”이라고 강조했다.
2025-10-28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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