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간 수도자로 살아온 국내 최고령 수도자인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이석철(미카엘) 수사가 지난 26일 선종했다. 104세. 고인은 191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36년 동성상업학교를 졸업한 뒤 북한 함경도의 덕원수도원에 입회했다. 성 베네딕도회는 이탈리아 성 베네딕트(480~547)의 정신을 따르는 수도회의 연합으로 ‘기도하고 일하라’는 규칙에 따라 공예장과 농장 등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면서 수도 생활을 한다. 고인은 1941년 첫 서원을 했으며 1944년 종신서원을 했다. 1949년 북한이 수도원을 폐쇄하자 서울로 돌아온 뒤 1952년 경북 칠곡군 왜관수도원에서 수도 생활을 이어 갔다. 가난한 사람들의 청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아 ‘미카엘 대천사’로 불렸던 고인은 문지기 일을 오래 해 ‘문지기 수사’로도 불렸다. 1994년 왜관수도원이 운영하는 분도노인마을 원장직을 끝으로 공식적인 소임은 내려놓았지만 이후에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계속했다. 말년에도 하루 다섯 번 기도 시간에 빠지지 않고 늘 기도했다. 장례미사는 28일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열렸고, 고인은 왜관수도원 묘지에 묻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5-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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