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외교관 꿈, 피아노로 이뤘어요”

“어릴 적 외교관 꿈, 피아노로 이뤘어요”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5-06-18 00:12
수정 2025-06-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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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교류 이끈 이경미 명예교수
국교정상화 60년 日외무상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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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문화 교류에 앞장선 공로로 일본 외무대신 표창을 받은 이경미 경남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을 앞두고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주한일본대사관 제공
한일 문화 교류에 앞장선 공로로 일본 외무대신 표창을 받은 이경미 경남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을 앞두고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주한일본대사관 제공


“그저 음악이 있는 곳에 함께한 것뿐인데, 이렇게 감사까지 받을 일인지 몰랐어요.”

지난 16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일본 외무상 표창을 받은 피아니스트 이경미(63) 경남대 명예교수는 “그럴 만한 일을 한 건가 갸우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국 문화 교류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은 데 대해 “어린 시절 외교관의 꿈을 피아노로 이룬 것 같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주일대사관에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초·중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며 외교관을 꿈꿨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뒤 후학을 양성하던 그가 음악으로 한일 양국을 잇게 된 건 30여년 전 한마디의 부탁 때문이었다. 당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와 협연한 그를 본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일본대사가 “양국 문화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해 달라”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이 교수는 꾸준히 한일우정음악회를 열었다. 지난 2015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에도 30년지기 기타리스트 무라지 가오리와 함께 무대에 섰고 한일 관계가 급랭했던 2019년에도 도쿄에서 한일 친선 교류 음악회를 가졌다. 일본 NHK에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할 정도로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기록됐다.

이 교수는 “당시 NHK 관계자가 ‘이런 분위기에 무슨 용기로 와서 연주를 했느냐’며 놀라길래 오히려 제가 의아해했다”며 “저에겐 별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그때 도쿄에서 만난 한 재일교포 어르신이 ‘선생님 같은 분이 여기 와서 연주를 하면 우리가 얼마나 용기가 나고 마음이 편해지는 줄 아느냐’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가슴에 남는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오는 9월에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일본 현악4중주단 콰르텟 엑셀시오와 우정음악회를 연다. 
2025-06-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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