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처럼 나를 채우는 봉사, 사법 교류의 장으로”… 법원 국제봉사단 ‘희망여행’[로:맨스]

“여행처럼 나를 채우는 봉사, 사법 교류의 장으로”… 법원 국제봉사단 ‘희망여행’[로:맨스]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5-05-24 08:00
수정 2025-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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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여행 봉사단원들이 한글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희망여행 제공
희망여행 봉사단원들이 한글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희망여행 제공


지난 2014년 10월, 몽골 벽촌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된 법원의 두 직원은 의기투합해 해외봉사길에 올랐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도 130㎞ 정도 떨어진 외딴 보르노르 학교에서 일손을 돕고 아이들을 가르치다 “우리가 한국에 돌아가면 다음에도 봉사를 올 수 있을진 장담할 수 없다”며 기약 없는 작별을 했다. 그러나 소식을 들은 전국의 법원에서 같은 마음들이 모였고, 그 뒤로 11년째 보르노르 학교와 우정을 이어가게 됐다. 인연을 맺은 학교도 이곳을 포함해 몽골 3곳과 베트남 4곳 등 모두 7곳으로 늘었다. 전국의 법원 구성원 및 가족 370여명으로 이뤄진 법원 국제봉사단 ‘희망여행’의 얘기다.

지난 2019~2021년에 이어 올해부터 다시 희망여행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위광하(59·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희망여행 사무총장이자 창립멤버인 김영각(50) 청주지법 행정관은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눔이 무겁고 어려운 게 아닌 여행처럼 나를 채우는 행위일 수 있다는 게 활동 철학”이라고 말했다. 희망여행은 매년 1~2차례 진행하는 방문봉사 뿐 아니라 수시로 이뤄지는 후원을 통해 학교 화장실 등 시설 보수공사, 한글학교 운영,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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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각(왼쪽) 희망여행 사무총장과 위광하 공동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희망여행의 활동과 운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각(왼쪽) 희망여행 사무총장과 위광하 공동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희망여행의 활동과 운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 공동대표는 “2017년 여름 법원 휴정기를 이용해 당시 갓 대학 신입생이 된 딸과 추억을 쌓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9박 10일 해외봉사에 참여했다”고 희망여행에 처음 몸담게 된 순간을 떠올렸다. 처음 보는 낯선 외국인들을 반기고 따르는 몽골 아이들의 순수함에 마음을 뺏겨 위 공동대표뿐 아니라 딸도 그 뒤 자진해서 다시 해외봉사길에 올랐고, 지금은 어엿한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몽골은 초·중·고등학생들이 한 학교에서 교육 받는데, 코로나19 등 여파로 약 5년 간 봉사를 못갔다가 지난해 방문했더니 예전에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어엿한 고등학생이 돼 나를 알아보고 반겨주더라”면서 “국가와 인종은 달라도 성장을 함께 응원하고 지켜보는 가족이 늘어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기간의 봉사로 쌓은 신뢰는 국가 간 사법 교류의 장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학교지원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몽골대법원의 요청으로 몽골법원 연수단의 한국 법원 방문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벌써 두번째 방문이다. 몽골과 한국 사법연수원 간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라는 성과도 있었다. 김 사무총장은 “보다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올해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향후 네팔, 미얀마, 라오스 등 다양한 국가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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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ː맨스] 법(law)과 사람(human)의 이야기(story)  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는 삶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복잡한 사건의 뒷이야기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 해석까지, 법(law)과 사람들(human)의 이야기(story)를 서울신문 법조팀 기자들이 생생하게 전합니다.
[로ː맨스] 법(law)과 사람(human)의 이야기(story)

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는 삶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복잡한 사건의 뒷이야기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 해석까지, 법(law)과 사람들(human)의 이야기(story)를 서울신문 법조팀 기자들이 생생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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