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현미경 검증’ 실시”…與 “이미 두차례 검증”
29∼30일 예정된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간 공방전이 거세지고 있다.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김 후보자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청문 과정이 순탄치 않을 조짐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당초 ‘첫 전남 출신 총리’라는 상징성으로 순조롭게 치러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호남 인사 봐주기’ 논란 속에 민주당이 정밀검증 쪽으로 선회,청문 기류가 바뀌고 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여야가 전날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동신대 총장,허기택 동신대 산학협력단장 등 3명을 증인으로 채택한 데서도 감지되고 있다.
김 총장과 허 단장의 경우 전남 나주 동신대 국고보조금 특혜 지원 의혹으로,은 감사위원은 4대강 감사 지연 발표 의혹과 관련해 각각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4대강을 비롯해 개헌,권력 사유화 논란 등 굵직한 ‘복병’이 기다리고 있는 국정감사라는 본게임을 앞두고 여야가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여야는 24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자격 등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후보자의 병역과 사학재단에 대한 재판,4대강 감사 발표 연기 등 의혹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유정 의원은 “김 후보자가 병역과 증여세 회피,재산 의혹 등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때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의 도덕성이 검증됐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추천한 것이고 감사원장에도 발탁된 게 아니냐”면서 “지난 두번에 걸친 청문회로 검증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민주당이 처음에는 환영하는 것처럼 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 꼬리를 내린 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야간 첨예한 견해차 속에 인사청문회에서 새로운 의혹이 폭로되거나 김 후보자의 답변이 치밀하지 못할 경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이 예상 외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청문회에서 여야간 공수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