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 정체성 지켜야”…김문수 “소통 부족”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3일 한나라당에 ‘쓴소리’를 했다.당 소속인 이들은 시.도지사도 최고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당 주요 회의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도록 한 지난 9월30일의 당헌 개정에 따라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원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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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왼쪽)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안상수대표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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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우리나라는 지금 복지란 화두로 기로에 서있다.야당은 보편적 복지란 화두로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산”이라며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지향해야 할 바가 있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서울형 복지’를 예로 들었다.
오 시장은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라 이른바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복지를 시행하려고 노력했다”며 “한나라당이 가야 할 복지가 이 길이다.국민에게 일시적인 위안을 준다고 해도 보수정당답게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편적 복지에 휩쓸리기 전에 무엇이 대한민국에서 필요한 것인지 당에서 노선을 정립해주길 바라고 무조건적.보편적 복지를 외치는 서울시 의회와 힘겹게 싸우는 서울시를 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김 지사는 “젊을 때 저도 반대편이 있었지만 한나라당은 건국과 산업화.민주화.선진화 과정에서 역사를 주도해 온 정당이 아니냐”면서도 “새로운 100년을 맞아 한나라당이 국민과 잘 소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잘 열어가는지에 대해서는 국민이 아직 매우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다 옳은 일이고 잘하고 있는데도 소통이 부족해 늘 반대하고 좋은 점이 묻힌다.4대강 문제만 해도 한강 수질이 좋아지고 주변 지역에 수혜가 많은데 민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이나 당원들에 대해 국가적 과제에 대한 소통을 같이 모색하는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무상급식 등 소위 포퓰리즘적 공세가 많다”며 “경기도도 서울시 의회와 (상황이) 같은데 (당에서) 너무 외면하거나 알아서 하라고 하지 말고 국가의제와 거대한 미래에 대해 지자체와 긴밀한 소통과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의시작 전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김 지사에게 “내 몫까지 다 말하라”고 분위기를 띄웠지만 홍준표 최고위원이 “도정만 얘기하고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말 라”고 맞받아쳤고 김 지사가 “도정만 말하겠다”고 하자 홍 최고위원이 다시 “딴 얘기하면 사람들이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라고 한다”고 말하는 등 ‘뼈있는’ 농담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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