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언급에 신중…대화국면 ‘직행’ 불투명

한·미, 北 언급에 신중…대화국면 ‘직행’ 불투명

입력 2013-05-24 00:00
수정 2013-05-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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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진정성 보여야”…국면전환 열쇠는 北행동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관련국과 대화에 나서길 희망한다”고 언급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정세완화의 핵심 대화 주제인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미 ‘핵·경제 병진 노선’을 천명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한미 양국은 북핵 6자회담 재개 등 북한 문제를 둘러싼 본격적인 남북, 북미대화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움직임을 북한이 보여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 “어떤 대화인지 불분명”…정부 “평가 시기상조”

정부는 북한의 대화 언급을 신중하게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던 북한이 ‘대화’를 말했다는 점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지만 발언 배경이나 북한의 의도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어떤 대화인지를 특정하지 않은 것도 정부가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중요한 배경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4일 “북미대화인지, 남북대화인지, 6자회담인지 대화의 내용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면서 “또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인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특사가 중국을 방문중에 있고 어떤 내용이 언급이 됐고 어느 정도 양국간에 논의됐는지 명확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최룡해의 방중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은 지난달에도 “앞으로 우리와 미국 사이에 군축을 위한 회담은 있어도 비핵화와 관련된 회담은 절대 없을 것”(노동신문)이라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핵 군축 회담을 주장한 바 있다.

◇ ‘北 진정성’ 있는 행동변화가 대화의 열쇠

북한의 대화 언급이 북핵 6자회담의 재개로 이어지려면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혀왔다.

공개적으로 “비핵화 회담은 없다”고 밝힌 북한이 그동안 자신들이 내놓은 핵 보유 관련 발언과 정책을 번복하는 등의 조치로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진정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이 앞으로는 북핵 대화를 하면서 뒤로는 시간을 벌면서 핵 능력을 계속 진전시켜왔다는 심각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로 북미간 2·29 합의가 무산된 이후 “워싱턴에는 대화파의 씨가 말랐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정말 대화 국면 전환을 원한다면 추가로 진정성 있는 조치를 해야 대화가 굴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뭐가 필요한지 알고 있다”면서 “국제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진지한 의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언급한 대화가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대화라고 하더라도 한미 양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대화만 말해선 안되고 진정성 있는 조치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태도·정책 변화와 함께 비핵화 사전조치가 거론된다.

한미 양국이 특정 조건을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2·29 합의 이상을 북한이 먼저 약속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북한의 태도 변화와 함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등과 같은 핵심적인 비핵화 사전조치가 확보되지 않으면 6자회담은 재개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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