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지원설’에 영향력 회복 관측…‘당권 탈환’ 세결집 가능성“친박 영향력 없었다” 분석도…‘계파해체’ 역발상으로 활로 모색?
여권의 주류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정치적 갈림길에 섰다.최근 들어 범친박으로 분류됐던 의원들 가운데 ‘중립’임을 강조하는 인사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는가 하면, 친박 핵심이던 유기준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탈(脫)계파’를 선언하는 등 이탈 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처럼 중대 고비를 맞은 친박계의 미래를 놓고 당내 전망은 엇갈린다.
특히 충청권 비주류인 정진석 원내대표를 탄생시킨 이번 경선 결과가 친박계 부활의 신호탄인지, 아니면 이제 ‘제3의 길’을 모색할 때가 됐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놓고 양분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른바 ‘친박 오더(명령)’는 없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의원들에게는 정진석 의원이 좋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이 오더를 내릴 상황도 아니었고, 오더가 내려가도 의원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경선 과정에서 친박계의 응집력이나 영향력을 놓고 당내에서 상반된 분석이 나온다는 점은 기로에 선 친박계가 앞으로의 행보를 판단하는 데에도 변수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과 맥이 닿아있다.
만약 친박계가 자파의 지원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또다시 당의 중심으로 복귀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권토중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기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에 내줬던 당권을 되찾아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다시 친정 체제를 구축한다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도 있다.
친박 핵심 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당이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경선 결과가 충청권 출신의 비주류 인사로 ‘원내 간판’을 교체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20대 총선 당선인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경우 친박계가 먼저 ‘계파 해체’와 ‘무계파 선언’을 하고, 당내 구성원 전체가 합심해 박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매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는 ‘사즉생(死卽生)’의 길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친박 해체’ 선언은 최경환 의원과 같은 주류 측 핵심 인사들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때에도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완화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 비박 이런 것 없이 노(No) 계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45명에 달하는 초선 당선인들의 앞으로 행보도 관심이다.
친박 주류가 주도한 공천을 통해 원내에 입성한 만큼 이들 대부분 ‘친박’의 정체성을 띨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들 역시 ‘미래 권력’을 보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개별 헌법기관인 만큼 앞으로 어떤 정치적 행보를 취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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