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제3국 망명 신청한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은 선전을 담당하는 태용호 공사라고 B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씨는 가족과 함께 10년간 영국에 거주했으며 몇주전 북한 대사관이 있는 런던 서부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방송은 전했다.

태씨는 북한의 이미지를 영국인에게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가 외부에서 오해를 받고 잘못 보도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방송은 태씨가 북한을 변호해야 하는 입장이었음에도 그 직무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태용호라는 인물은 2001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인권대화에서 북한 대표단 단장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당시 외무성 구주국장 대리이던 그는 북한 외무성 내에서 손꼽히는 서유럽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시아 전문가인 존 닐슨-라이트 박사는 BBC에 “만약 고위 외교관의 망명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권에 깊은 타격을 미칠 것”이라면서 “북한은 런던을 항상 중요한 외교 우선순위국으로 여겨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자해 (대사관을)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 외교관의 망명을 통해 영국 및 동맹국이 가치있는 북한 내부 정보를 얻을 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