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국가 존폐 기로 선 투발루 “외부 지원 절실”

기후변화로 국가 존폐 기로 선 투발루 “외부 지원 절실”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3-05-15 19:46
수정 2023-05-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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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만 해도 코코넛 나무 일곱그루가 있었는데 해수면이 올라오면서 모래도 나무도 사라졌네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상실 위기에 직면한 태평양도서국 투발루에서 지난달 28일 한국 취재진과 만난 타이나후티호 터사 선장은 바위 머리만 확인할 수 있는 소도(小島) 중 하나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인 투발루는 기후변화에 있어서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1만 1000여명의 인구가 정착할 곳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면은 1년에 약 4㎜가량 상승하고 있는데 투발루 해발고도는 2m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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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무장관이 지난 3월 3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국을 방문한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무장관이 지난 3월 3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은 지난 3월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해 기자들과 만나 “과학자들은 50~100년 뒤 우리 섬들이 완전히 물에 잠길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시나리오에 준비하려고 한다”며 영토가 사라질 것을 대비해 국가의 역할을 제공할 수있는 ‘디지털 국가’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페 장관은 한국에서 SK 및 메타버스기업 마블러스와 만나 디지털 국가 조성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그는 또 “(또다른 태평양도서국인) 키리바시는 실제 피지에 땅을 구입했지만 우리는 이를 첫번째 선택지로 삼고 싶지는 않다”며 “바다에 방파제를 건설하고 땅을 매립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페 장관은 이어 “비용이 많이 들기에 여러 국가의 협력과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지난 해말부터 현지에서 땅의 높이를 높이는 일종의 간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7년간 3800만 달러(약 500억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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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공동취재단이 지난달 28일 방문한 투발루의 한 소도. 푸나푸티 본섬에서 8마일 떨어진 곳에 이 곳은 30년 전에는 모래와 코코넛 나무가 있었지만 지금은 바위만 남아있다. 투발루 외교부공동취재단
외교부공동취재단이 지난달 28일 방문한 투발루의 한 소도. 푸나푸티 본섬에서 8마일 떨어진 곳에 이 곳은 30년 전에는 모래와 코코넛 나무가 있었지만 지금은 바위만 남아있다.
투발루 외교부공동취재단
정부는 오는 29~30일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통해 기후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태도국을 위한 맞춤 협력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초로 열리는 한·태도국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보건, 해양수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자 및 지역 차원의 협력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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