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과 절대 무마못해” 조선소 지배인 소환
“파손 심하진 않아…선체 긁히고 해수 침수”

23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조선소에서 전복된 새 구축함이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5.24 EPA 연합뉴스(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23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조선소에서 전복된 새 구축함이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5.24 EPA 연합뉴스(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북한이 새 5000t급 구축함 전복 사고와 관련해 조선소 지배인을 소환하는 등 책임자 처벌을 예고했다.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아무리 함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해도 이번 사고가 용납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며 책임 있는 자들은 절대로 자기들의 죄과를 무마시킬 수 없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중대사건화하는 것은 함의 파손유무나 경제적 손실 때문이 아니라 그 어느 부문이나 할 것 없이 만연되고 있는 무경각, 무책임성과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적 태도에 강한 타격을 주고 경종을 울리자는데 목적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법 기관은 “책임이 명백한 대상들을 먼저 구속하고 조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으며, 22일 홍길호 청진조선소 지배인이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조선소에서 전복된 새 구축함이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5.23 로이터 연합뉴스(플래닛 랩스 제공)
앞서 북한은 21일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을 측면으로 진수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22일 공개했다.
새 구축함을 측면으로 진수하려다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배 뒷부분만 바다로 미끄러져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이를 눈앞에서 지켜본 김 위원장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질타하고 사고조사를 지시했다.
이후 검찰 기관과 전문가로 구성된 구축함 진수사고 조사그룹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는데, 파손 정도가 최초 발표한 것보다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수중 및 내부검사를 진행한 결과 초기발표와 달리 선저(배 밑바닥) 파공(깨진 구멍)은 없으며 선체 우현이 긁히고 선미부분의 구조통로로 일정한 양의 해수가 침수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이 “침수된 격실의 물을 빼고 함수 부위를 진수대에서 분리해 함정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2∼3일, 현측 복구에 10여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대로 내달 하순에 열리는 노동당 제12차 전원회의 전까지 복구가 완료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북한은 왜 퇴출당한 구식 ‘슬립웨이’ 채택했나

23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조선소에서 전복된 새 구축함이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5.23 AFP 연합뉴스(플래닛 랩스 제공)
이번 구축함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구식 ‘슬립웨이(Slipway) 진수 방식’은 사고 위험이 크고 5000t급에는 부적합해 한국에서는 2000년대 퇴출당했다.
대신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플로팅 독’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육상에서 만들어진 블록을 조립해 선박을 완성한 후 독을 바다에 가라앉힌 후 선박을 띄우는 방식이다.
북한이 대형함에는 부적합한 슬립웨이 방식을 택한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3000t급 이상 건조 경험 부족, 항만 시설과 여건 미비 등을 꼽았다.
상대적으로 시설 비용이 많이 드는 플로팅 독 방식을 채택하기에는 여러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단 자빠진 구축함이 침몰한 게 아닐뿐더러 육지와도 맞닿아 있어 인양 후 다시 직립시키는 작업이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다만 북한이 5000t급을 일으켜 세울 대형 해상 크레인 등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조선소에서 전복된 새 구축함이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다. 2025.5.23 로이터 연합뉴스(플래닛 랩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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