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 광장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권오을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5.13 구미 홍윤기 기자
친유승민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3선 출신으로 지난달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권오을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이 13일 경북 유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표심 결집을 시도했다.
권 위원장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이날 이 후보와 함께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울산광역시를 방문했다.
경북 구미역 광장에 나타난 권 위원장은 전날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일종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어제 제가 구미에 왔었다. 박정희(대통령) 생가에서 ‘대통령 각하, 육영수 여사님 이번에는 누구입니까’ 물었더니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번은 이재명이다’, 그렇게 말씀하셨다”라고 했다.
또 “육영수 여사님께 여쭤봤다. ‘어떻게 하면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냐’. 그랬더니 ‘당당하고 떳떳하게 기호 1번 이재명을 외치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기죽으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유승민계 한나라당 3선 출신인 권 위원장은 이 후보의 ‘국민통합’ 기조에 따라 지난달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이재명 “영남·호남, 박정희·DJ 정책 무슨 상관인가”구미를 포함한 TK, 울산 지역은 박 전 대통령 시절 국가 발전·산업화의 중심지다. 이 후보도 이날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지역이나 이념에 얽매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여기(구미)가 박정희라고 하는 전 대통령이 출생한 곳이라고 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 저는 젊은 시절에는 군인을 동원하고 사법 살인을 하고 고문을 하고 장기집권을 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건 지금도 사실”이라면서도 “또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닌가. 민주적 소양을 갖고서 인권 탄압이나 불법·위헌적 장기 집권을 하지 않고서 살림살이를 잘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으면 모두 칭송하지 않았겠나”라며 박 전 대통령의 장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발 유치하게 편 가르기, 졸렬하게 보복하기 이런 일을 하지 말자. 상대방을 제거하겠다고 쫓아가서 뒤를 파고 하는 일은 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구미역광장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경북 구미역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하며 권오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 등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2025.5.13 구미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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