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렬 보수층 “단일화 안 해 졌다”
“터무니없다” 반론도 만만찮아
이준석, 독자 노선 강화 나설 듯
“진영 따질 여유 없다… 다시 시작”

국회사진기자단
개혁신당 이준석(오른쪽) 대선 후보와 천하람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인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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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에서 단일화를 거부하고 독자 완주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극렬 보수층에서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득표수를 단순 합산하면 이재명 대통령을 2만 5000여표 차로 앞서는 수치가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와 함께 보수 진영에 속하는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291만 7523표(8.34%)를 기록했다. 두 자리 득표율에 못 미치는 수치지만 김 후보가 얻은 1439만 5639표(41.15%)와 단순 합산하면 이 대통령의 1728만 7513표(49.42%)보다 2만 5649표 많다. 득표율로는 0.07% 포인트 앞선다.
이에 보수 지지층 일각에서는 ‘단일화했더라면 보수가 이길 수 있었다’는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는 이 후보를 겨냥해 “이준석은 보수의 역적”, “결국 패인은 단일화”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 후보가 후보직에서 사퇴했더라도 지지층이 전부 김 후보 쪽으로 옮겨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막판까지 이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고, 김 후보는 한밤중 담판을 위해 직접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으나 만남은 불발됐다. 이후 국민의힘은 ‘준찍명’(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가 이긴다) 구호를 내세워 사표 심리를 자극하며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단일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거대 양당을 견제하는 독자 노선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4일 페이스북에 “여야도, 진영도 따질 여유가 없다. 국민만 바라보고 손을 맞잡아야 할 때”라고 했다. 또 “지금부터가 다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만 40세의 젊은 나이로 대선을 완주하며 차기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해석도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새로운 보수’를 내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76%)보다 득표율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5-06-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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