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무시당하는 청춘 개들로부터의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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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빈 기자
입력 2015-02-25 00:24
수정 2015-02-25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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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SNS 반려동물 열풍

젊은이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반려동물에 푹 빠졌다. 각종 SNS에 주로 올라왔던 여행지와 음식 사진이 줄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게시글이 부쩍 늘었다.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개나 고양이 관련 사진은 줄잡아 200만건이 넘는다. 바야흐로 반려동물의 SNS 전성시대다.

SNS의 대표 주자 격인 페이스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5일 20대 남성이 올린 강아지 동영상은 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24일 현재 23만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강아지 촬영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등장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이렇게 ‘반려동물 판’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인스타그램에 애완견 사진을 올리는 것이 취미인 대학생 이승희(24·여)씨는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심신이 지쳐 집에 오면 유일하게 나를 반겨 주는 것이 강아지”라며 “사람보다 강아지가 더 좋은 친구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김모(26)씨는 “가끔 우리집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평생 일자리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부럽다”면서 “강아지 산책을 핑계로 취업 준비 시간을 쪼개 여가 시간으로 활용하면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젊은층의 미래 불안정성에서 찾는다. 미래와 진로가 불안할수록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 조건 없이 반겨 주는 반려동물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해짐과 동시에 사회적 인정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마음의 빈자리를 충직한 반려동물로 채우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젊은층의 불안을 이유로 꼽았다. 김 교수는 “취업 준비를 하는 20대는 하루 대부분을 혼자 보낸다”며 “홀로 막막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경쟁할 필요도 없고 스트레스도 주지 않는 반려동물에 기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전쟁과 경제난, 무한경쟁 속에서 외롭고 팍팍하게 살아가는 20~30대 청년에게 반려동물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는 셈이다.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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