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우유 투입구에 손만 넣어도 ‘주거침입’ 유죄

현관문 우유 투입구에 손만 넣어도 ‘주거침입’ 유죄

입력 2016-12-06 07:51
수정 2016-12-0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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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의 평온 해치는 행위로 판단해 벌금형 선고”

아파트 현관문의 우유 투입구에 손만 집어넣더라도 주거침입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박진영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올해 4월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B(44·여)씨 집에 찾아가 현관문 우유 투입구에 휴대전화를 쥔 손을 집어넣었다.

당시 집에 있어 이 장면을 목격한 B씨는 이를 사진으로 찍어 경찰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하다 알게 돼 20년가량 친분을 맺었으나 돈 문제로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때문에 금전적 손해를 본 B씨가 이사를 해 연락을 끊자 A씨는 주변을 수소문해 B씨의 집을 찾아간 것이다.

A씨는 재판에서 “이전에 B씨 집 안에 넣어둔 편지가 잘 전달됐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넣었다”며 자신의 행위를 법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및 결과, A씨가 B씨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은 채 범행을 저지른 것 등에 비춰볼 때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주거침입죄는 주거의 평온을 해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처벌한다. 이 때문에 신체 일부가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경우, 공동주택에서 거주자 허락 없이 공용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이용하는 경우 등도 처벌받을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우유 투입구에 손을 넣은 일련의 행위가 B씨에게 두려움을 안겨 주거의 평온을 해한다고 판단해 유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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