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약속한 신랑 알고 보니 ‘남장 여자’

결혼 약속한 신랑 알고 보니 ‘남장 여자’

정연호 기자
정연호 기자
입력 2017-04-19 10:04
수정 2017-04-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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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미끼로 여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남장 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에 사는 50대 초반의 여성 A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 음악방송 채팅방에서 말이 잘 통하는 B(47)씨를 알게 됐다.짝이 없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고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A씨가 보기에 B씨는 배가 조금 나온 체형에 구레나룻을 기르고 남성용 점퍼와 바지를 입은 전형적인 40대 후반 남성이었다. 마음이 맞은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3개월쯤 지나자 B씨는 A씨에게 결혼을 약속하면서 “자동차 담보 대출 사업을 하려는 데 자본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A씨는 B씨가 “결혼하면 함께 살 집까지 마련했다”고 말하자,이를 믿고 자신의 전세금에다 따로 대출까지 받아 3000만원가량을 B씨에게 줬다. 그런데 돈을 챙긴 B씨는 연락을 피하더니 휴대전화번호까지 바꿔버렸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검거됐다.

그런데 검거된 B의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졌다. 알고 보니, B씨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던 것이다. B씨의 평소 목소리 톤이나 말투, 행동이 남자처럼 느껴져 A씨는 전혀 예상을 못 했다. B씨는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3명에게도 결혼을 빙자해 7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 실형을 선고받고 2년 정도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누가 봐도 40대 후반의 아저씨로 보여서, 우리도 처음엔 남자로 생각할 정도였다”며 “B씨 스스로 자신을 남자로 믿는 성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19일 B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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