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직원 구하려다 떠난 의인의 빈자리… ‘1억 기부 약정’ 부인이 채웠다

하청업체 직원 구하려다 떠난 의인의 빈자리… ‘1억 기부 약정’ 부인이 채웠다

강원식 기자
입력 2022-04-28 20:52
수정 2022-04-2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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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안준호씨 생전 뜻 이은 배우자

빗물 탓 갇힌 근로자 구조 중 참변
부인, 안씨 명의로 5년 기부 약속
경남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3년 전 서울 목동 빗물배수시설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빗물에 갇힌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구하려다 희생된 안준호(당시 29세)씨가 1억원 이상 고액 개인기부자 회원이 됐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안씨의 배우자 배모씨가 남편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해 안씨가 경남지역 아너소사이어티 143번째 회원으로 가입됐다고 28일 밝혔다. 배씨는 지난 27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2027년까지 5년 안에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고 1000만원을 먼저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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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 빗물배수시설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폭우로 갇힌 근로자를 구하려다 희생된 안준호씨의 부인 배모(왼쪽 두 번째)씨가 남편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면서 안씨는 경남지역 아너소사이어티 143번째 회원이 됐다. 배씨와 강기철(오른쪽)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제공
서울 목동 빗물배수시설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폭우로 갇힌 근로자를 구하려다 희생된 안준호씨의 부인 배모(왼쪽 두 번째)씨가 남편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면서 안씨는 경남지역 아너소사이어티 143번째 회원이 됐다. 배씨와 강기철(오른쪽)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제공
안씨는 현대건설 직원으로 양천구 목동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확충 공사 현장에 책임자로 근무하던 2019년 7월 31일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터널 안으로 빗물이 밀려들어 근로자 2명이 터널 안에 갇혔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이들을 구하려다 거센 물살에 휩쓸려 숨졌다.

배씨는 생전 남편의 나눔 실천 뜻을 받들고 희생정신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기부를 하고 고인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추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동료들에 따르면 안씨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가족 이상으로 따뜻하게 대하며 챙긴 것으로 소문나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남 김해가 고향인 안씨는 해마다 사랑의열매 직장인 나눔캠페인 기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어려운 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이 남달랐다”며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누고 희생한 고인의 뜻을 담아 기부한 성금이 어려운 이웃에게 소중하게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2-04-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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